의사는 왜 항상 어렵게 말하죠?
의사는 왜 항상 어렵게 말하죠?
  • 김성지 기자 (ohappy@k-health.com)
  • 승인 2014.08.12 13: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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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은 왜 항상 어렵게 말하는 거죠?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어요.” 진료실에서 나온 환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의학지식이 없는 환자들은 의사가 하는 말을 하나라도 놓칠까 집중해 듣지만 의사가 하는 말이 어렵기만 하다. 영어를 섞어 쓰기도 하고 영상촬영물을 보여주며 이 부분은 좋다, 나쁘다 얘기하지만 환자들이 보기에 내 몸의 어떤 부분이 좋고 나쁜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왜 그런 것인지 물으면 이내 알아듣지 못할 전문의학용어들을 사용해 의사들만의 언어로 설명을 시작한다.

‘재미없고 어렵게’ 말하는 전문가들이 전문지식 없는 보통사람들과 소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취재하다 보면 이 부분을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아, 그걸 한국말로 어떻게 해석해 설명해야 하죠. 적당한 한국말을 모르겠어요”라며 당황하는 의사도 있었다.

어떤 면에서는 당연하기도 하다. 의사들 대다수는 의학용어를 영어로 배우고 보고 썼던 사람들이다. 우리는 뇌염이라고 부르는 질환을 의사들은 encephalitis라는 말로 배웠다. “일본뇌염이시네요”보다 “Japanese encephalitis네요”라는 말이 더 익숙한 것이다.

하지만 환자가 의사에게 원하는 것은 당신의 몸 상태는 전보다 좋아졌다, 나빠졌다, 이런 것을 조심해서 생활하라는 등 쉬운 말이다. 전문가들의 고리타분하고 고지식한 말은 일반인이 듣기에 어려운 말,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이 되기 쉽다. 의사들이 아무리 알기 쉽게 자신이 가진 지식을 풀어 설명해도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이유다.

“이걸 왜 이해 못해?”라며 스트레스 받기는 의사들도 마찬가지다. 최근에는 이러한 소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니메이션으로 질환설명서를 제작하거나 내시경 과정을 간단한 그림으로 설명해 환자의 이해는 돕는 움직임이 많아졌다.

진료실 안에서 의사와 환자 간 소통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환자도 온라인에서 접한 질환정보만을 맹신하기보다 의료현장에서 직·간접적 경험을 통해 의학적 지식으로 자신을 치료하는 의사를 믿고 따라야 한다. 본인의 의견도 어느 정도 제시하며 의사와 ‘대화’할 수 있는 환자가 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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