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췌장암 치료백신…수명 늘고 부작용 줄어
세계 첫 췌장암 치료백신…수명 늘고 부작용 줄어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4.09.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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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발견이 어려운데다 사망률이 높아 난치암으로 분류되는 췌장암치료백신이 세계 최초로 국내 개발돼 주목받고 있다. 완치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생존기간을 연장시킨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성과로 볼 수 있다.

식약처가 21번째 국산신약으로 허가한 카엘젬백스의 ‘리아백스주’는 췌장암환자의 암세포를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기존 항암치료와 달리 암세포가 파괴되도록 면역반응을 활성화시키는 신개념 의약품이다.

현재 췌장암 표준치료제인 ‘젬시타빈’의 평균 생존기간은 약 7개월이며 그 외 ‘카페시타빈’과 함께 병용투여해도 약 8개월 이상 생존하기는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이유로 췌장암에는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이 함께 진행된다. 하지만 병용치료법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세포를 포함한 전체세포를 공격해 환자의 면역력을 감소시키고 삶의 질을 급격히 떨어뜨린다.

따라서 췌장암은 조기발견의 어려움, 표준치료법의 부재, 화학요법으로 인한 부작용 등으로 생존률이 낮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췌장암의 5년생존율은 8.7%에 불과하며 발견과 동시에 말기암으로 판정돼 6개월내 사망할 확률이 약 92% 이상이다.

특정 생체지표 높은 환자 생존연장 확인

리아백스주가 모든 췌장암환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실제 영국에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모든 환자를 대상으로 했을 때는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인체내 면역작용에 관여하는 생체물질인 ‘이오탁신’ 지표가 높은 환자에서는 생존일이 연장됐다.

임상시험을 통해 췌장암환자에게 젬시타빈·카페시타빈+류카인주(면역보조제)·리아백스주를 동시 투여한 결과 혈청 이오탁신수치가 높은 환자(81.02pg/mL 초과)에서 생존일이 약 15개월까지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오탁신 수치가 낮은 환자는 기존 치료제만 투여했을때와 비슷한 약 8개월의 생존기간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식약처도 이오탁신수치가 높은 환자에게 기존 화학치료제인 젬시타빈·카페시타빈과 병용투약토록 우선 허가했다.

부작용 없는 항암면역요법제로 치료기회 확대

췌장암은 다른 암에 비해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고 암 유발 관련 유전자도 비교적 많은 편이라 치료가 어렵다.

유방암의 경우 암 유발 관련 유전자가 2~3개인데 반해 췌장암은 12개의 서로 다른 유전자그룹이 복합적으로 관련된다. 하나의 유전자그룹을 치료하더라도 나머지 11개의 유전자그룹이 남아 췌장암을 완전히 치료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이처럼 췌장암은 다른 암과는 전혀 다른 암세포구조로 기존 약물요법으로는 침투가 어렵다. 하지만 인간의 면역세포는 이 구조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어 췌장암은 화학적 접근이 아닌 백신적 치료접근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화학치료제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총 106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리아백스주를 투여한 시험군과 투여하지 않은 대조군에서 나타난 이상반응의 종류와 빈도는 유사했다.

카엘젬백스 관계자는 “리아백스주의 허가로 인체내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새로운 개념의 항암제 개발이 촉진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글로벌 허가를 추진해 항암면역요법제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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