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바 찾는 여성 심리
호스트바 찾는 여성 심리
  • 최신혜 기자 (mystar0528@k-health.com)
  • 승인 2014.09.25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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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스티보이즈(2008년작)에서 호스트 승우(윤계상)와 재현(하정우)은 청담동 유흥업소에서 여성고객들을 접대하며 화려한 삶을 즐긴다. 여성고객에게 선택되기 위해 외모, 체력관리는 필수. 그들은 자신에게 투자를 아끼지 않으며 낮보다 역동적인 밤 생활을 이어나간다.

 

호스트바란 여성종업원을 고용해 영업하는 룸살롱이나 단란주점처럼 술시중을 드는 남성종업원을 두고 영업하는 술집이다. 남성이 사업적 이유라는 명목으로 룸살롱 등 유흥업소에 출입하는 이야기는 영화, 드라마 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많이 언급돼왔지만 상대적으로 여성의 호스트바 출입은 많이 언급되지 않은 편이었다.

하지만 현재 호스트바는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중심가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만큼 이곳을 당당히 즐겨찾는 여성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도 호스트바 경험담을 종종 듣게 된다. 호스트바를 처음 찾게 된 동기를 물었더니 ‘단순한 호기심’ ‘결혼 전 마지막 파티’ ‘이별증후군 극복’ 등 다양한 답변이 쏟아졌다. 호스트바를 즐겨 찾는 친구들의 권유로 등 떠밀리듯 출입하게 됐다는 여성도 많았다.

절차는 대략 이렇다. 방 하나를 잡아 들어가면 6~7인으로 구성된 팀이 차례로 들어온다. 그중 마음에 드는 사람을 골라 파트너로 앉힌다.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으면 다음 팀이 들어와 줄지어선다.

파트너가 정해진 다음부터는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다함께 게임, 노래 등을 즐긴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적인 분위기는 ‘일반남녀가 어울려 노는 술자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손을 잡거나 가벼운 스킨십이 오가기도 한다. 경험자 다수가 “강제적이거나 퇴폐적인 스킨십이 오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털어놨다.

호스트바를 방문한 고객이 지불하는 비용은 장소, 술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평균 1인당 25~50만 원선이다. 어지간한 직장인에게도 부담스러운 비용이다. 호스트바 이용고객 중 한 부류인 여대생의 경우 목돈 수준이다. 어떤 점이 이만한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그곳을 찾게 만드는 걸까.

호스트바에 수차례 방문했다는 임모(28·대학원생) 씨는 “일단 밀당(밀고당기기의 준말) 없이 마음에 드는 외모의 소유자와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라며 “재미있고 화끈하게 논 후 뒤끝 없이 헤어질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김모(직장인·29) 씨는 “호스트는 기본적으로 매우 다정하고 친절하다”며 “이야기를 경청해주는 것은 물론 원하는 것을 거의 다 들어주고 심지어 화장실까지 따라와 문 앞에서 따뜻한 물수건을 들고 기다려준다”고 말했다. “남자친구와 사이가 좋지 않거나 외로울 때 호스트의 배려와 센스가 생각날 수밖에 없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한편 부부금슬이 좋지 않은 유부녀와 유흥업소 종사자도 단골고객이다. 호스트바 종사자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술값, 팁 등에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수위 높은 스킨십 등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유흥업소에 출입하는 것을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명심하고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호스트와 지속적으로 연락하거나 ‘데이트메이트’ 관계를 유지하게 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경제적, 정신적 타격을 입게 된다는 사실이다.

실제 한 여성은 “호스트의 연락을 개인적 호감을 오해해 몇 번 만났지만 결국 소위 말하는 ‘공사’(여자 손님을 유혹해 쉽게 돈을 버는 행위)였음을 알게 돼 상처받은 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또 대가성 만남에 익숙해지면 정상적인 관계를 맺기 어려워 지나친 업소출입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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