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세까지 88하게…’ 숙면에 답이 있다
‘99세까지 88하게…’ 숙면에 답이 있다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4.10.1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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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노인 불면증 환자 급증…50대 이상이 전체 65%
ㆍ수면호르몬 멜라토닌 성분 약 치료대안 떠올라

나이 들수록 잠이 없어지는 것은 자연적인 현상이 아니라 질병에 가깝다. 우리나라에서는 성인 3명 중 1명이 불면증을 앓고 있으며 이 중 55세 이상이 65%를 차지한다. 불면증이란 수면부족이나 수면의 질 저하로 인해 쉽게 잠들지 못하거나 자주 깨고 일어나도 개운하지 않은 증상을 말한다.

일러스트 I 이은진 기자


임상자료에 따르면 수면의 ‘양’보다는 수면의 ‘질’ 저하가 건강과 웰빙, 삶에 대한 만족도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얼마나 자느냐보다 얼마나 잘 자느냐가 훨씬 중요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총인구에서 65세 이상 고령자비율은 12.2%로 1970년의 3.1%와 비교하면 4배정도 증가했다. 이처럼 노인인구는 느는데 개운하게 자는 사람은 점차 줄고 있다. 65세 고령자 중 ‘적정수면’을 실천한다는 사람은 ▲2008년 86.2% ▲2010년 83.1% ▲2012년 80.5%로 계속 감소추세다.

불면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도 노인층이 다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분석결과 2011년 기준 불면증진료인원 가운데 70세 이상 고령층점유율이 26.5%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0.5%였다. 50대 이상이 전체 환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무려 65.6%다.

나이가 들면 잘 자는 능력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노인이라고 해서 특별히 잠이 줄어들 이유는 없다고 말한다. 하버드의대 교수인 로렌스 J. 엡스타인이 집필한 ‘수면건강과 수면장애’에 따르면 어느 연령대에서든 최상의 몸 상태를 위해서는 하루 7.5~8시간 정도의 수면이 필요하다.

나이 들수록 건강과 수면은 더 많은 부분에서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다. 실제로 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인들은 중대한 수면장애를 겪는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 등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들에게서는 수면장애가 뚜렷하고 불면증, 악몽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또 이미 내과·신경과·정신과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이를 악화시키거나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어 방치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한다.

노인성불면증은 수면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들면서 생길 가능성이 높다. 멜라토닌은 체내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며 인간과 동물이 자고 일어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주로 열 소실을 유도하고 뇌 활동을 저하시키며 혈압과 혈당을 높이는 코르티솔 생성을 지연시켜 잠들 준비를 하게 만드는 수면 관련 호르몬이다.

그간 불면증환자들에게 일반적으로 처방돼온 약은 ‘졸피뎀’ 등 향정신성수면제다. 하지만 향정신성의약품은 장기복용할 경우 기억혼돈, 환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마약류로 구분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비향정신성불면증치료제가 나와 주목된다. 멜라토닌성분의 세계 최초 불면증치료제인 ‘서카딘’은 내인성멜라토닌과 유사하게 방출되는 서방형멜라토닌으로 수면과 일주기성리듬을 조절함으로써 수면의 질을 개선한다.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홍승철 교수는 “서카딘은 55세 이상 불면증환자를 대상으로 복용 후 수면의 질, 잠드는데 걸리는 시간, 전체수면시간, 수면효율과 낮 시간대 활동성 개선 등의 효과가 입증된 약”이라며 “노화로 인해 멜라토닌이 부족한 불면증환자들의 새로운 치료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경향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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