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할 땐 진정성과 존중을 담아야
칭찬할 땐 진정성과 존중을 담아야
  • 장은영 한양대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승인 2014.10.24 1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너 정말 대단하다’ ‘네가 최고다’ ‘참 잘했어’ 등의 말을 들었다고 상상해보자. 나의 장점이나 노력을 누군가 알아주고 칭찬해주는 일만큼 기분 좋은 경험이 있을까. 아마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반응은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칭찬 또는 긍정적인 내용의 피드백은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유쾌한 감정을 느끼게 하고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게 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느낀다. 그래서 우리는 칭찬을 듣고자 더 노력하기도 하고 기대했던 칭찬을 듣지 못하면 서운함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칭찬이이라고 다 같은 칭찬이 아니다. 칭찬에도 기술이 필요하다. 성의가 있어야 한다. 최근 자주 듣는 표현, 즉 ‘영혼이 없는’ 칭찬은 별 감흥도 일으키지 못하고 하지 않으니만 못하다. 심지어 ‘오늘은 또 뭘 바래서 저렇게 날 칭찬하기 시작하나’라는 의심과 불신이 생겨 마음의 문을 닫게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칭찬해야 할까? ‘야, 네 발표는 대학생 수준이 아니야. 거의 대학원생급이네’ ‘그렇게 노력하더니 결국 해냈네. 처음에는 헤매더니 진짜 실력 좋아졌다’, ‘난 그걸 생각도 못했는데 너 참 생각이 깊다’ ‘넌 머리가 정말 좋은 거 같아. 지능검사 받아봤어?’, ‘수고 많았어. 네가 얼마나 고생했는지 내가 알지. 잘했어’

이 예시들은 필자가 상상한 것이 아니다.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을 감동시켰던 칭찬이 무엇이었는지 물었을 때 실제로 나온 대답들이다. 이들과 가장 앞에 나열한 예의 차이를 독자들은 감지했으리라 믿는다. 바로 구체성이다. 사실에 바탕을 두고 구체적인 면을 언급하며 칭찬할 때 우리는 그 말을 신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 내가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믿을만한 좋은 근거를 갖게 된다. 이는 우리가 자존심을 유지하고 자신의 단점을 들여다보더라도 자존심을 다시 회복하게 돕는 효과적인 무기가 된다.

하지만 칭찬을 듣는 사람에게 진정한 효과를 발휘하려면 충족돼야할 요건들이 있다. 먼저 진정성이다. 이는 구체성만큼이나 중요한 요소다. 아무리 구체적이고 화려한 미사여구가 동원됐더라도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으면 누구도 감동하지 않는다. 반면 평생 칭찬을 하지 않던 아버지가 예의 그 뚱한 표정으로 ‘애 썼다’라고 한마디 툭 던질 때 그 말이 마음을 울리는 이유는 진심이 전해져서다.

또 칭찬하는 대상에 대한 존중이다. 존중이 없는 상태에서는 칭찬의 효과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하지만 상대방을 수동적인 존재로 가정하고 전달하는 칭찬은 그의 자율성, 자존심, 행복감을 높이지 못한다.

누군가 바람직한 행동을 하고 성과를 내게 하려면 그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칭찬하라. 또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며 자랑스럽게 여기기를 원한다면, 설령 비난을 받더라도 스스로를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기를 원한다면 당신이 얼마나 그를 존중하는지 알려야한다. 진실된 칭찬과 함께 ‘넌 참 괜찮은 사람이야’라는 믿음이 전달되도록 해야 한다.

※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