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 환자 이야기]뜻하지 않은 다이어트 후폭풍 ‘담석증’
[담석증 환자 이야기]뜻하지 않은 다이어트 후폭풍 ‘담석증’
  • 변건영 담소유외과 원장 (atlaso@naver.com)
  • 승인 2014.11.18 15: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이어트’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수백만건에 이르는 정보가 쏟아진다. 과거에는 다이어트가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지만 최근에는 남성들의 관심이 급증한 데다 무엇보다 비만이 질병으로 인식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불교용어 중 ‘아상(我相])’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좋은 것만 보려하고 싫은 것은 경계하고 두려워 벗어나려고 한다’는 의미로 다이어트를 할 때 자신의 꾸며진 모습만 기대해 신체특성이나 부작용 등을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달려드는 경우에 적합한 말이다.

20대 중반 이정선(가명) 씨는 친구들과 회비를 모아 7월 휴가 때 해외여행을 가기로 했다. 다만 걱정되는 점이 있었으니 바로 자신이 다른 친구들에 비해 조금 통통한 편이라는 사실이었다. 올해 초부터 맹렬한 다이어트에 돌입한 그녀는 7월에 정말 해외여행을 갔을까? 답은 ‘아니올시다’다. 그녀가 7월에 도착한 곳은 필자의 진료실이었다. 원인은 바로 그녀의 맹렬한 다이어트 때문이다.

이 씨는 체중감량을 위해 식습관을 바꾸고 운동량을 과도하게 늘리는 등 급격한 다이어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다이어트를 위해 지방섭취를 극히 제한하면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담낭에 농축돼 걸쭉해지며 담석이 발생할 수 있다. 시중에 판매되는 다이어트약물도 담낭의 운동성을 저하시켜 담석을 발생시킬 수 있다.

문제는 담석증환자의 약 70%가 무증상이지만 나머지 30%는 다이어트로 인해 위장관기능이 전체적으로 저하돼 담석이 발생한 경우라는 사실이다. 약하게는 소화불량부터 심한 경우 산통과 맞먹는 담도산통을 경험할 수도 있다. 날씬한 몸매를 얻고 건강을 잃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다이어트 중 알아챌 수 있는 담석증의 이상신호는 무엇일까? 먼저 우상복부통증이다. 오른쪽 갈비뼈부분에서 조이는 듯한 느낌이나 쿡쿡 쑤시는 듯한 증상이 간헐적으로 반복된다면 담석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다음은 명치가 답답하고 속이 더부룩한 소화불량증상과 배탈, 급성위염 등 극심한 통증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담도산통이다. 만일 다이어트 중 이런 통증이 동반된다면 소화제나 제산제 등을 지속적으로 복용하기보다 병원에 방문해 복부초음파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한 달에 7~10kg 정도 급격한 체중감량을 했을 때 담석증발생위험이 높다고 알려졌다. 꾸준한 체중관리와 계획 없이 다이어트에 매달린다면 담석증 뿐 아니라 각종 신체질병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뭐든지 급하면 탈이 난다’는 말이 있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로 급격한 변화에 취약하다. 수년에 걸쳐 형성된 신체리듬을 갑자기 바꾸면 몸에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다이어트를 한다면 본인의 신체와 생활특성을 고려해 다이어트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다이어트전문가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본인이다.

<헬스경향 변건영 담소유외과 원장 atlaso97@naver.com>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