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서 난방기기 ‘위험천만’
텐트서 난방기기 ‘위험천만’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5.03.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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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캠핑장 일산화탄소 중독 사망 빈번…예방이 최선

캠핑장에서 일산화탄소중독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매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5일 충청남도 서천군 내 한 캠핑장에서 야영객 2명이 텐트 안에서 캠핑용 가스보일러를 사용하다가 산소부족으로 죽고 다쳤다. 지난해 2월에는 전라북도 고창군 선운산도립공원캠핑장 내 텐트에서 40대부부가 가스난로를 켜고 자다 일산화탄소중독으로 사망했다.


텐트 안에서 가스난로나 화로를 사용하면 산소가 줄어들 뿐더러 일산화탄소농도도 빨리 높아진다. 일산화탄소는 눈에 보이거나 냄새를 맡을 수 없어 일반인이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문가들도 “밀폐공간에 산소를 태우는 물건을 들여놔서는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웅 교수는 “일산화탄소에 자체독성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몸 속에 들어가면 헤모글로빈에 달라붙어 호흡을 방해, 저산소증에 빠뜨린다”며 “작고 밀폐된 공간일수록 일산화탄소농도가 빠르게 올라가는데 텐트는 최적의 조건인 셈”이라고 강조했다.

혈액 속 헤모글로빈은 몸 곳곳에 산소를 운반한다. 실제 일산화탄소는 산소보다 헤모글로빈에 200~250배 쉽게 달라붙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기 중 일산화탄소농도가 0.01% 정도면 중독현상이 일어나고 0.1%에 이르면 증상이 심각해진다. 특히 혈액 내 일산화탄소농도가 20% 이상이면 목숨까지 위험해진다.

한국가스안전공사 재난관리처 박성수 부장은 “텐트를 닫고 가스버너를 사용하면 약 3시간 만에 산소가 고갈된다”고 말했다. 실제 전북경찰청 실험결과 텐트내부에서 가스랜턴을 켠 지 40분 만에 실내산소농도가 18.4% 떨어졌다. 또 15분 동안 숯을 피우자 일산화탄소수치가 3000ppm까지 올랐다. 사람이 오래 머물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수준이다.

일산화탄소를 몸 밖으로 내보낼 때 일반공기 중에서는 3시간, 산소마스크를 사용하면 1시간이 걸린다. 고압산소탱크를 사용하면 10분 내에 치료할 수 있지만 이를 갖춘 병원은 전국적으로 손에 꼽는다. 사실상 예방이 최선인 셈이다.

박성수 부장은 “과거보다 캠핑 등 야외활동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 일산화탄소중독사고가 꾸준히 들려오고 있다”며 “무엇보다 시민들이 일산화탄소의 위험성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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