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에 걸리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나요?
간암에 걸리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나요?
  •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소화기내과 교수 (AHNSH@yuhs.ac)
  • 승인 2015.03.24 15:40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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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누구나 건강하고 오래 살고 싶어 한다.

2천여년 전 중국의 진시황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해 주는 불로초를 찾기 위해 수많은 신하들을 세상 구석구석으로 보냈지만 꿈을 이루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인간의 갈망은 끝이 없어 최근에는 구글과 오라클, 페이팔 등 세계적인 기업의 창업자들이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약을 찾아 노화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진시황이 찾던 불로초는 아니지만 신약개발 덕분에 간질환 악화에 따른 사망률은 매우 낮아졌다. 새로운 바이러스간염치료제는 간의 노화과정 중 마지막 단계인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아준다. 하지만 평소 간 건강관리를 소홀히 한 사람은 결국 간암이 발생하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된다.

“간에 혹이 발견됐는데 간암으로 진단됐습니다.”

“그럼 이제 어떡하죠? 제가 얼마나 더 살 수 있나요?”

간암으로 진단받았을 때 대다수의 환자들은 어떤 치료로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는지를 가장 궁금해 한다.

국내 암사망원인 2위인 간암은 예후가 좋지 않아 평균 1년 정도의 생존율을 보인다. 하지만 간암의 진행정도와 치료반응에 따라 1~2개월에서 완치에 이르기까지 생존율 차이가 크기 때문에 환자들의 일반적인 질문에 구체적으로 대답하기는 어렵다.

간암의 90%는 만성간질환과 간경화를 동반한다. 대한간암학회와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의 2003~2005년 ‘간암 무작위등록사업보고’에 따르면 간암환자의 72.3%가 B형간염, 11.6%가 C형간염, 10.4%가 알코올간질환을 보유하고 있었다. 간암환자는 간암과 기저간질환이라는 두 가지 질병을 동시에 가지고 있어 다른 암보다 상대적으로 치료가 복잡하고 힘들다.

간암환자 개개인에 알맞은 효과적인 치료법을 제시하고 생존율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병기를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통일된 병기시스템은 없지만 국내에서는 2000년 대한간암학회가 제정한 방법을 사용한다. 1~2기의 간암은 일반적으로 근치적 치료인 간절제술이나 간이식이 가능하지만 3기가 되면 경동맥화학색전술이나 방사선치료가 필요하고 다른 장기까지 전이된 4기에 이르면 전신항암치료를 해야 한다.

‘간암 무작위등록사업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 간암의 5년 생존율은 1기 52%, 2기 36%로 비교적 높은 생존율을 보이지만 3기에 이르면 15.%에 불과하고 4기로 진행되면 6%정도로 급격히 감소한다. 간암을 초기에 진단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데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중앙암등록본부 보고에 따르면 간암환자의 5년 평균생존율이 1990년대 초에는 10.7%에 불과했지만 2000년대 말에는 28.6%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간암의 조기진단과 치료기술의 발전 덕분이다.

간암은 예후가 나쁜 암이지만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지는 환자 개개인의 간 기능, 간암병기, 치료반응 등에 따라 천자만별이다. 꾸준한 간 건강관리를 통해 좋은 간 기능을 유지하고 정기적인 간암선별검사를 통해 간암을 조기진단하는 것이 생존율을 높이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소화기내과 교수 AHNSH@yuh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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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호철 2019-12-04 20:20:01
간암 종양크기가8.6센치 면 몇기죠? 치료가능한가요? 전립선암 에서 전이 댄거같다고하는데 치료가능합니까?

안강모 2015-04-02 14:34:16
감사합니다.

김현정 2015-04-02 14:32:14
간 이야기 계속 잘 보고 있습니다. 교수님 글 계속 기다립니다.

이성민 2015-04-02 14:26:34
간암에 관심이 많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김소라 2015-04-02 14:24:20
간염이 있어서 치료약을 먹고 관리 중인데 교수님 글을 보니 더 열심히 정기 검사 해야겠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