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고지혈은 ‘찰떡궁합’ 통합치료 하세요
고혈압·고지혈은 ‘찰떡궁합’ 통합치료 하세요
  • 박효순 기자
  • 승인 2012.05.24 1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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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환자 절반 정도가 합병 … “간편한 복합치료제 권장”

‘고혈압-고지혈증 두 마리 토끼를 잡아라.’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자료를 보면 2008년 한해 동안 뇌졸중이나 관상동맥질환 등 주요 심·뇌혈관계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1730만명으로, 전 세계 사망인구의 30%를 차지한다. 한국의 경우에도 2010년 5만6000여명이 이 질환으로 사망, 암 다음으로 2위(뇌졸중)와 3위(심장병)을 기록했다. 이 두 가지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려면 무엇보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두 가지를 정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최근의 연구논문에 따르면 고혈압 환자들의 49.4%가 고지혈증을, 고지혈증 환자의 48.3%가 고혈압을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뇌혈관계 질환을 초래하는 위험한 조합, ‘잘못된 만남’인 것이다. 이처럼 대표적인 위험인자를 동시에 갖고 있으면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이 발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진다. 학계에서 이것을 통합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낮추려면 혈압이나 혈중 지질을 정상 수치로 유지해야 한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고혈압과 고지혈증이 동시에 발생하는 경우는 혈관의 노화와 관련이 크다. 혈관의 탄력성이 떨어지면 심장이 수축할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이 커져 고혈압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혈관의 노화가 진행되면 혈관 내에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 축적되기 쉽다. 결국 동맥경화, 협심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합병증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심혈관계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는 혈압과 혈중 지질 농도의 정상 수치(120-80, 200)를 잘 아는 것이 첫걸음이다. 수축기 혈압 120㎜Hg/확장기 혈압 80㎜Hg, 총 콜레스테롤 200㎎/dl 이하를 의미한다. 이어 정기적으로 검진을 통해 자신의 수치를 확인한다. 정상치에 다다를 때까지 운동과 식이, 약물요법을 써야 하며 정상으로 돌아온 후에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은 관리하기가 어려운 질환이다. 장기간 노력하지 않으면 성과가 금세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특히 두 질환이 동반된 경우엔 목표한 수치에 도달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반한 환자들은 각각 약물을 복용할 경우 약 3.6%만이 혈압과 혈중지질의 정상화에 도달한다는 연구보고가 있을 정도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성지동 교수는 “고콜레스테롤 혈증, 즉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의 증가와 고혈압이 동반되는 경우가 흔히 있는데, 두 가지 위험요인이 같이 있다면 동맥경화가 더 잘 생기므로 모두를 잘 통합 관리할 필요가 있다”면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약과 혈압강하제가 한 알로 합쳐진 복합제가 효과적이며, 환자의 복용 편의성을 향상시킨다는 점에서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국의 연구를 보면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두 가지만 앓고 있는 환자군에서 목표혈압과 정상 콜레스테롤 동시 도달률이 81.3%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복합제를 복용할 경우 고혈압 치료제를 단독으로 복용하는 것보다 심근경색 등 관상동맥 심질환의 발생률이 53%까지 감소됐다.

복용해야 할 약의 종류가 많아지면 약을 빼먹을 가능성이 커진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08년)를 보면 한국인 노인환자 중 복약지침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비율이 42%에 달한다. 그 이유는 ‘깜박 잊는 경우’가 81.1%로 가장 많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강석민 교수는 “고혈압과 고지혈증 치료에서 복합제를 복용한다면 복약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며 “현재 국내에는 55세 이상 고혈압 환자들에게 권장되고 있는 칼슘채널차단제(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소 권고)가 포함된 고혈압-고지혈증 복합제가 나와 있어 장년층 이상의 혈압과 지질관리에 추천할 만하다”고 밝혔다. 복합제는 두 치료제를 한 알로 복용할 수 있어 각각의 치료제를 따로 복용할 경우보다 경제적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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