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비만도 분명한 질병이다
반려동물 비만도 분명한 질병이다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04.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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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이는 체중이 30kg에 달하는 비만 비글이었다. 삼겹살을 먹은 후 구토와 설사로 방문했고 급성췌장염으로 진단받았다. 비만인 개에게 잘 발병하는 급성췌장염은 매우 위험한 질병이다. 장군이는 장기입원치료 끝에 겨우 치유됐지만 후유증으로 당뇨병이 발생했다.

 

많은 보호자들이 통통한 동물을 귀여워해 살찐 반려동물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의 비만도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위 사례처럼 급‧만성췌장염을 일으킬 수 있으며 급성췌장염의 경우 예후가 나빠 사망에 이를 만큼 위험한 질병이다. 특히 평소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는 반려견이 더욱 위험하다.

비만인 고양이는 며칠만 굶어도 지방간증을 앓게 될 수 있다. 제때 회복하지 못하면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다. 또 비만은 기관협착을 악화시켜 호흡을 힘들게 하며 호흡곤란과 혼절까지 일으킨다. 만성염증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피부병과 호흡기질환, 신부전과도 관련 있다. 대사성‧호르몬성질환, 관절질환, 일부 암 위험성까지 증가시킬 수도 있다.

반려동물 비만의 원인과 예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흔한 원인은 사람이 식사 중에 제공하는 음식이다. 특히 고기류를 수시로 제공하면 비만이 되기 쉽다. 지방은 동일한 양을 먹어도 단백질, 탄수화물에 비해 칼로리가 두 배 이상이다.

두 번째 이유는 수시로 주는 간식이다. 기본사료 외에 수시로 제공되는 간식은 칼로리 과다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에서는 간식을 반려동물이 필요로 하는 칼로리의 10%를 넘기지 말라고 권장한다.

너무 빨리 먹는 식사습관도 문제다. 빨리 먹으면 포만중추가 제때 작동하지 않아 더 많이 먹게 만든다. 네 번째는 자율급식이다. 자율급식은 아무 때나 먹게 만들기 때문에 과잉섭취의 원인이 된다. 미리 정해진 양을 정해진 시각과 시간에만 제공하는 것이 좋다.

다섯 번째 이유는 산책 없는 실내생활이다. 소형견종은 실내견이기 때문에 산책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보호자가 많지만 소형견도 에너지 발산과 사회화 등 다양한 이유로 산책이 필요하다. 여섯 번째는 놀이 없는 생활이다. 놀이도 에너지 발산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은 무료한 생활환경이다. 많은 반려동물들이 무료하게 생활하다보니 활동성은 감소하고 비만이 되기 쉽다. 다양한 자극원을 제공해 반려동물이 많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중성화수술는 그 자체가 비만원인은 아니지만 성호르몬 감소, 식욕 증가와 함께 기초대사량 자체를 줄일 수 있어 비만이 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중성화 이후에는 상태를 보며 칼로리를 줄이는 것이 좋다. 단 성장기에 바로 칼로리를 줄이면 필요한 영양이 부족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성장이 끝난 후 다른 비만요인 등을 고려해 칼로리를 정하는 것이 좋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비만도 예방이 중요하다. 보호자의 평소 습관이 어떤가에 따라 반려동물을 비만으로 유도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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