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학회 “이엽우피소 독성 연구 허점투성이”
독성학회 “이엽우피소 독성 연구 허점투성이”
  •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
  • 승인 2015.05.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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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독성학회가 이엽우피소와 관련 간(肝) 독성 등 독성이 있다는 과학적 증거를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독성학회는 의학·약학·수의학·생물학·보건학 등 독성전문가 1000명 이상이 모인 학술단체다.

독성학회 최경철 학술위원장(충북대 수의대 교수)은 14일 이엽우피소의 독성과 안전성과 관련 “실험쥐를 사용해 이엽우피소에 대한 독성을 밝힌 중국의 연구논문을 분석했다”며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이엽우피소를 쥐에게 먹이는 등 연구 자체의 허점이 여럿 확인했다”고 밝혔다.

독성학회가 검토한 연구논문은 난징 철도의대가 1998년에 발표한 것으로, 이엽우피소에 대한 전 세계 유일의 독성 연구결과다. 한국소비자원은 이 논문을 근거로 이엽우피소가 간 독성이 있고 신경 쇠약·체중 감소를 유발한다고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실험동물에 먹이는 전체 사료에서 독성을 밝히고자 하는 물질(시험물질)의 양이 5%가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은 독성 연구의 기본이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독성시험 가이드라인에도 나와 있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사료에 시험물질을 5% 이상 섞으면 실험동물에게 정상적인 영양 공급이 힘들어 연구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 ‘5% 이하’로 제한한 이유다.

그런데 난징 철도의대 연구에선 실험동물인 쥐를 3 그룹으로 나눈 뒤 각 그룹에 이엽우피소가 5% 함유된 사료, 10% 든 사료, 20% 든 사료를 먹였다.
 
최 위원장은 “해당 논문에 명시된 실험용 흰쥐(Wistar rat, 생쥐인 마우스보다 크다)의 무게가 보통 200∼250g이고, 이 쥐들은 하루 평균 약 20g의 사료를 먹는다”며 “이를 근거로 흰쥐 한 마리가 하루에 섭취한 이엽우피소의 양을 계산하면 1(5%)∼4g(20%)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문제 된 네추럴엔도텍사(社)의 B 제품의 경우 한 번에 두 알씩, 하루 4알 먹게 돼 있다. 4알 전부가 ‘가짜’ 백수오(이엽우피소)로만 구성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도 ‘백수오궁’을 복용한 사람의 하루 이엽우피소 섭취량은 2g. 사람과 쥐의 체중 차이 등을 감안하면 난징 철도의대 연구에서 쥐들에게 먹인 이엽우피소의 양이 ‘엄청났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이엽우피소가 5%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에선 이렇다 할 독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최 위원장은 “이엽우피소가 10% 또는 20%나 함유된 사료를 먹은 쥐에서 간ㆍ신장ㆍ혈액 독성이 나타났다는 해당 연구의 결과를 독성학에선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난징 철도의대 연구에선 이엽우피소의 반수 치사량(LD 50, 실험동물의 절반이 죽는 양)이 체중 ㎏당 10g인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독성 물질 분류에 따르면 이 정도의 반수 치사량을 가진 물질은 독성 최하위 등급(가장 독성이 적다)에 해당한다. 반수 치사량만 놓고 보면 비타민 C(체중 ㎏당 11.9g)와 비슷하다.
 
최 위원장은 “신뢰성이 높은 SCI 학술지에 발표된 것도 아니고 대학 자체 학술지에 실린 독성 연구결과만으로 이엽우피소의 독성을 논하긴 힘들다”며 “이 연구논문 발표 후 17년간 새로운 독성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은 이엽우피소가 중국 외의 다른 나라에선 거의 먹지 않아 연구의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독성학에선 약과 독을 동전의 양면으로 본다. 최 위원장은 “2008년 대구한의대가 진짜 백수오(은조롱)의 효능을 연구한 결과가 있다”며 “백수오가 간 손상 예방을 돕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하지만 약효가 있는 성분을 과량 섭취하면 반드시 독성이 있으므로 과용ㆍ남용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최 위원장은 “지나치게 독성을 우려하는 것이 건강에 더 해로울 수 있으니 차분히 결과를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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