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태 기자의 똑똑한 의료]너무 비싼 로봇수술비, 언제쯤 낮아질까
[황인태 기자의 똑똑한 의료]너무 비싼 로봇수술비, 언제쯤 낮아질까
  •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
  • 승인 2015.05.26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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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국내에 처음 선보인 로봇수술은 도입당시부터 안전성과 비용대비효과성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지금은 복강경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발전해 안전성논란은 찾기 어려워졌지만 비용대비효과성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처럼 지속적으로 비용대비효과성문제가 제기되는 것은 결국 로봇수술비용이 비싸서다. 평균수술비용이 최소 1200만원부터 시작하는 로봇수술은 기존수술에 비해 약 2~3배 정도 비싸다. 그렇다고 해서 기존수술법과 비교해 월등히 뛰어난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쉽게 답하기도 어렵다.

물론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미용적인 부분에서 앞서지만 미용부분은 복강경수술과 별 차이가 없다. 따라서 현재 보편적 수술로 자리 잡은 복강경수술과 비교해 얼마나 뛰어난가라는 질문에는 할 말이 없어진다. 전립선암의 경우 로봇수술이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전립선암 로봇수술경쟁력을 위해서는 비용이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비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현재 로봇수술이 환자에게 적용되고 있고 이를 선택하는 경우 그 비용을 전적으로 환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근본적으로 의료는 환자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따라서 모든 의료판단은 환자중심이어야 한다.

혹시 병원이 당장의 수익 챙기기에 급급해 환자의 선택권을 오히려 제한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는 국내로봇수술건수, 과연 의사들이 병원수익이 아니라 환자를 먼저 생각해 권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을 떨치기 힘들다.

너나할 것 없이 대학병원들이 로봇수술에 뛰어들고 로봇수술성과급이 지급되는 현 상황은 그래서 더 안타깝다. 미래먹거리로서의 의료산업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로봇수술이 의료산업발전을 견인할 것이라는 지적에도 동의한다. 또 향후 로봇수술이 보편화될 것이라는 의사들의 말도 이해된다.

하지만 의사는 환자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사명이자 본분이다. 냉정하게 비용대비효과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로봇수술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생각이다. 물론 의료산업이 발전하면 비용은 자연스레 낮아질 것이고 그 때가 되면 로봇수술을 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다.

<헬스경향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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