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이후 ‘뒤탈’ 없으신가요? 변비인줄 알았더니...
연휴 이후 ‘뒤탈’ 없으신가요? 변비인줄 알았더니...
  •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
  • 승인 2015.05.27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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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가탄신일로 인한 황금연휴로 국내외 여행을 떠나는 등 긴 휴가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연휴 중에는 늦은 취침, 불규칙한 식사 등 생활패턴의 변화로 신체리듬이 깨져 일상에 복귀한 후에 각종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특히 평소 치질을 앓았거나 항문질환을 경험한 사람의 경우, 장거리 비행, 운전 등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여행지에서 배변습관이 달라짐에 따라 치질이 악화되기 쉽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치질수술 환자는 19만 4596명에 달했다. 최근에는 화장실에서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과 식이섬유 섭취 부족 등으로 매년 약 2.7% 정도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다음은 연휴 이후 나타날 수 있는 치질 질환의 증상과 치료법을 알아봤다.

배변 시 출혈, 혹이 만져진다면 치질을 의심하세요

치질은 항문 주변에 피와 고름이 묻어나는 치루,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점막이 부어서 덩어리가 된 치핵 등 다양한 항문 질환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휴가 중에는 평소보다 채소 섭취가 줄고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섭취가 늘기 때문에 일상에 복귀한 후에도 장 기능이 저하되고 대변이 단단해져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만일 항문 주위에 혹이 만져지거나 배변 시 출혈이 있다면 치핵과 치열을 의심해야 한다.

치질은 증상에 따라 총 4기로 나뉜다. 1기에는 배변 시 피가 묻어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배변 시 혹 같은 치핵이 튀어나왔다가 저절로 항문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반복되는 상태가 2기이다. 증상이 가벼운 1, 2기 단계에서는 수술 없이 식이요법, 변 완화제 사용, 좌욕 등 배변습관 교정을 통해서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치핵을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인 3기나 치핵을 손으로 넣어도 다시 나오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는 상태인 4기가 되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메디힐병원 외과 전문의 유기원 과장은 “초기 치질 증상을 방치하여 증세가 악화되면 가려움을 호소하는 항문소양증 등으로 이어지고 생활하는데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어 수술로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 한다”며 “최근에는 초당 5만5천번 진동하는 초음파 열로 조직을 잘라내고 지혈하는 자동지혈기 장비로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수술 치료를 부담스러워하는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치질 예방하려면 화장실 갈 때 스마트폰 두고 가세요

치질은 한번 발병하면 재발률이 높아 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하다. 만약 치질이 의심되면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를 삼가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단으로 규칙적으로 식사해야 한다. 고콜레스테롤 음식이나 술자리에서 안주로 먹는 맵고 짠 음식은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을 촉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항문 질환의 원인을 변비로만 생각할 수 있으나 설사 역시 치질의 원인이 된다. 설사에 포함된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이 항문의 손상을 주고 항문 점막을 손상해 치열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장시간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배변습관을 지양해야 한다. 화장실에서 책이나 신문,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치질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변비 증상이 있거나 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무리하게 배에 힘을 주거나 장시간 앉아 있지 말고 나중에 변의가 느껴질 때 다시 시도하는 것이 좋다.

메디힐병원 외과 전문의 유기원 과장은 “많은 이들이 치질을 변비약이나 치질약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대장을 자극하는 약을 장기간 복용하면 오히려 대장 기능이 저하되어 ‘게으른 장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배변 후 따뜻한 물로 3~5분 동안 좌욕을 하면 항문 청결과 혈액순환에 도움이 돼 치질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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