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저균 피부 통한 감염 95%…초기 치료 못하면 치명적
탄저균 피부 통한 감염 95%…초기 치료 못하면 치명적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5.07.0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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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호흡기·소화기 감염 더 위험…백신 효과 93%

얼마 전 미군의 배송실수로 잠깐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지만 메르스사태로 묻혀버린 치명적인 백색가루 ‘탄저균’. 그동안 정치적인 시각으로 탄저균을 바라보다보니 오해가 난무하고 진실은 가려진 상황. 생화학무기로도 사용되는 탄저균(탄저병)이 왜 위험하고 치명적인지 중앙대병원 감염내과 정진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그리스어로 석탄을 의미하는 ‘anthrakis’에서 유래된 탄저병(antrax)은 탄저균에 감염돼 피부가 까맣게 썩다가 사망에 이르는 전염병이다. 탄저균은 주로 소나 양, 염소, 낙타 등 가축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탄저균에 감염된 가축이나 동물에 노출된 사람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피부, 호흡기, 소화기 등을 통해 감염된다. 탄저균박테리아를 건조해 미세한 포자로 만들면 백색 또는 베이지색가루가 돼 흔히 ‘백색가루’라고 칭한다.

△피부감염 “…피부에 까만 염증”

사람에게 옮겨지는 탄저병의 95%는 피부탄저병이다. 즉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탄저병은 모두 피부탄저병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탄저균에 감염된 가축의 가죽이나 털제품 등을 다루다가 박테리아가 피부상처를 통해 침입하면서 발생한다. 벌레에 물린 것처럼 가렵다가 가운데가 까만 고통 없는 염증으로 발전한다. 주위에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받지 못하면 20%정도가 사망한다.

△호흡기감염 “감기처럼 앓다가 쇼크 동반”

호흡기감염은 탄저균포자를 흡입하면서 발생한다. 초기증상은 보통 감기와 비슷하지만 며칠이 지나면 심각한 호흡곤란과 쇼크로 이어진다. 호흡기를 통한 탄저균감염은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소화기감염 “감염된 고기섭취가 주원인”

소화기를 통한 탄저균감염은 감염된 고기섭취로 발병한다. 탄저균이 장내염증을 일으키는 것. 처음엔 구역질과 식욕감퇴, 구토와 열이 난다. 더 진행되면 복통이 심해지고 구토와 함께 피가 나며 설사를 하게 된다. 소화기감염자의 25~60% 정도가 사망에 이른다.

탄저병 예방과 치료는 가능할까. 정 교수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탄저균이 잘 발병하는 나라에서도 가축에 대한 백신투여율은 낮은 편이다. 따라서 탄저균감염이 의심되는 가축이나 동물과의 접촉을 피해야한다.

또 동물용 탄저병백신을 인간에게 사용해서는 안 된다. 인간용 백신은 현재 미국에 사백신이 있으며 주로 직업상 수입동물제품에 노출되거나 진단, 연구업무에 종사하는 이들에게 접종한다. 피부탄저병 예방에 약 93%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질병관리본부에서 자체개발한 탄저백신을 임상연구 중이다. 만일 탄저균에 노출됐다면 증상이 발생하기 전 항생제를 복용한다. 탄저병치료는 항생제(페니실린, 퀴놀론, 독시사이클린 등)로 가능하다. 단 효과적이려면 초기에 진단, 치료해야 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탄저병은 치명적이다.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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