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냄새의 근원 항문낭관리
반려견 냄새의 근원 항문낭관리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07.20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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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반려견에게 냄새가 난다며 계면활성제가 듬뿍 든 샴푸로 자주 목욕을 시키는 보호자들이 있다. 잦은 목욕으로 인해 반려견의 피부는 건조해지고 면역력은 저하돼 각종 피부병이 나타난다. 목욕을 해도 냄새는 사라지지 않고 하루만 지나도 다시 냄새가 난다. 냄새의 원인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해야할까?

개에게는 서로를 알아보는 데 이용하는 아포크린샘과 피부를 보호하기 위한 피지샘이 존재하며 발바닥과 코에서 땀이 난다. 땀이 발바닥에서 나는 것은 걸을 때 마찰력을 만들기 위해서이며 코는 냄새를 잘 맡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는 냄새의 주요원인이 아니다.

 

반려견 냄새의 원인은 정상적인 것과 비정상적인 것으로 나눌 수 있다. 정상적인 원인은 바로 항문낭(항문샘) 때문이다. 개, 고양이 같은 모든 육식동물을 포함해 포유류동물은 항문낭이 있다. 이는 동물의 신분증역할을 하며 특유의 냄새를 지닌 항문낭액을 만든다. 개들이 처음 만나면 서로 엉덩이 냄새를 맡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보통 배변할 때 항문낭액이 배출되는데 단단한 변을 볼 때는 압박 때문에 잘 배출되지만 무른 변은 잘 배출되지 않는다. 또 갑자기 흥분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항문낭액이 분비될 수 있다. 개를 혼낼 때 갑자기 비릿한 냄새가 나면 바로 항문낭액이 배출된 것이다.  스트레스 등 다른 이유로 나오면 심한 냄새가 난다.

더 큰 문제는 자연스럽게 배출돼야 할 항문낭액이 체내구조문제, 비만, 무른 변 등으로 잘 배출되지 않을 때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키우는 소형견종에게 주로 나타난다. 이처럼 항문낭액이 잘 배출되지 않으면 반려견은 불편함을 느껴 엉덩이를 끌거나 항문주위를 핥는다. 아토피, 알레르기가 있거나 항문낭액을 많이 생성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결국 이로 인해 항문샘은 세균에 감염되고 심하면 터지기도 한다. 이때는 빨리 동물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한다.

항문낭은 냄새를 줄일 뿐 아니라 항문낭염이나 파열을 예방하기 위해서 정기적으로 짜줘야한다. 항문낭은 항문을 기준으로 4~5시 방향과 7~8시 방향 두 곳에 존재하고 액이 배출되는 관은 항문 쪽으로 이어져있다. 따라서 반려견의 꼬리를 바짝 들게 한 후 항문 밑을 엄지와 검지로 넓게 만지면서 항문낭을 찾는다. 이후 항문낭 아래쪽에서 두 손가락을 모아 항문방향으로 밀어올린다. 액체라 튈 수 있어 휴지를 대고 해야한다. 항문낭을 제대로 짜려면 사전에 수의사에게 교육받는 것이 좋다.

항문낭액을 잘못 짜면 통증만 주고 액은 배출되지 않아 반려견이 몹시 싫어할 수 있다. 항문낭액을 짠 후에는 항문주위를 물로 씻기고 간식으로 보상한다. 1~2주 간격으로 항문낭만 잘 짜줘도 반려견 특유의 냄새가 줄어든다. 무조건 목욕을 시키는 것보다 냄새의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일임을 알아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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