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치는 ‘먹방’과 ‘쿡방’, 건강 위협 심각하다
넘치는 ‘먹방’과 ‘쿡방’, 건강 위협 심각하다
  • 한동하 한의학 박사/ 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5.07.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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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음식관련 프로그램들이 홍수처럼 난립하고 있다. 이름하여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 방송)’이다. 현재 방송 중에 있는 음식관련 프로그램은 언뜻 떠오르는 것만 해도 10개가 넘는다.

이들 프로그램이 많아진 이유 중 하나는 경제적인 여유도 한몫 한다. 방송에서 소개되는 식당이나 메뉴를 찾아 먹기도 하고 재료를 구해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불황 혹은 불안함 때문에 ‘먹는다’는 본능에 집착한다고도 한다.

하지만 음식관련 프로그램들이 많아지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 있다. 이들 프로그램은 공통적으로 음식을 먹고 만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방송도 광고와 같아 자칫 과식으로 인한 시청자의 비만을 유도할 수 있다.

방송시간대가 늦은 밤인 경우 야식으로 이어져 비만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비만은 대사증후군이나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진다. 또 늦은 야식 후 바로 잠자리에 들면 역류성식도염, 위하수 등이 발병될 수 있다. 방송에서 소개되는 메뉴들은 맛에 치중해 있다. 게다가 경쟁구도 속에서 보다 ‘맛있고 자극적인’ 맛을 만들어 낸다. 맛있다는 것이 문제 될 것은 없지만 건강은 잠시 무시되고 있다.

몇몇 프로그램은 보다 쉽게, 보다 빠르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와 노하우를 알려준다. 쉽고 빠른 음식의 특징은 기다림의 과정이 없고 인스턴트요리가 된다는 것이다. 이미 발효나 숙성의 과정을 거친 재료를 활용한다 해도 공통적으로 소금과 설탕, MSG 등이 구원투수가 된다.

소금이나 설탕은 맛을 내는데 꼭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금섭취량은 세계보건기구 권장량의 약 2배 정도 된다. 따라서 너무 과도한 소금사용은 고혈압 같은 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 때문에 주의해야한다. 과한 정제설탕도 비만, 당뇨, 인슐린저항성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 발병가능성을 높이고 어린이들의 경우 산만하게 할 수 있다. 평소 건강한 사람들도 식이문제가 지속되면 잠재적 환자일 수 있다.

방송에서는 소금이나 설탕사용이 너무 미화되고 있는 것 같다. ‘허세소금’이나 ‘슈가보이’ 같은 별명이 있을 정도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모습에 열광하고 있는지 상상할 수 있다. 문제는 시청자들이 설탕과 소금에 관대해지면서 무의식적으로 사용량을 늘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광고 안에 눈으로 볼 수 없을 만큼 짧은 시간 상품광고를 넣었을 때 시청자들이 비록 이를 인식하지 못했어도 구매율이 높아진다고 한다. 바로 잠재의식광고기법이다. 시청자들에게는 방송노출 자체만으로도 잠재의식 속에 자연스럽게 각인된다. ‘노출’ 자체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문제점으로 인식됐던 것도 자주 보면 무뎌지는 것이다. 누군가는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시청자는 그것이 예능인지 정보인지 다큐멘터리인지 구별하면서 보는 것이 아니다.

한쪽에서는 소금이나 설탕을 줄여야한다고 역설하고 있는데 반대쪽에서는 거리낌 없이 사용하면서 웃음을 유발한다. 한쪽에서는 비만을 막는 효과적인 다이어트방법으로 시청률을 높이는데 다른 쪽에서는 대식가들이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닌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세상이다. ‘주의! 시청자 여러분이 알아서 판단하세요’라는 경고문구라도 넣어야 할 판이다. ‘먹방’과 ‘쿡방’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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