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인사이드아웃’과 오버랩된 영화와 책...“닮아도 너무 닮아”
영화 ‘인사이드아웃’과 오버랩된 영화와 책...“닮아도 너무 닮아”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5.08.05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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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당초 부진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최근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사이드아웃은 누적관객 420만명을 끌어모아 '암살'과 '미션 임파서블', '미니언즈'에 이어 흥행 4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개봉됐던 픽사 애니메이션 작품들 가운데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은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이 낯선 환경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라일리'(12세 소녀)에게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 벌이는 모험을 그린 3D 애니메이션이다.

 

눈에 띄는 점은 영화의 흥행과 함께 최근 베스트셀러 '인사이드아웃'(최원호 상담심리학 교수)이 또 다시 주목 받고 있다는 점이다. 책 '인사이드아웃'은 영화가 개봉되기 6개월 전에 출간됐다. 새삼 이 책이 주목 받는 이유는 뭘까. 많은 문화평론가들은 영화와 책의 내용이 '오버랩'될 만큼 닮아도 너무 닮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우선 포스터(표지)부터 닮았다. 영화 포스터는 책이 나오기 전부터 국내에 공개됐다. 포스터에는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등 다섯 감정이 의인화되어 있다. 책의 표지 역시 사람의 머리와 문을 소재로 '안에 있는 감정을 밖으로 꺼집어 낸다'는 '인사이드아웃'의 의미를 잘 표현했다.

또 두 작품 모두 사춘기시절을 소재로 한다는 점이다. 영화 '인사이드아웃'은 피트 닥터 감독이 자신의 딸의 사춘기를 곁에서 지켜본 경험을 토대로 시나리오가 작성됐다. 책 '인사이드아웃' 역시 최원호 상담심리학 교수(한영신학대학)가 사춘기 학생들의 고민상담을 하면서 그들이 겪는 고민을 이야기로 엮었다.

사춘기 시절을 소재로 했지만 두 작품 모두 아이와 청소년을 넘어 어른들까지 열광시켰다.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로 어린이 및 청소년이 주요 타깃이다. 하지만 영화관객 중 20~30대가 전체 97.4%를 차지한다. 책 역시 주로 청소년 시기를 다뤘지만 전 연령대의 공감을 이끌어내 10대~50대의 넓은 독자층을 확보해왔다.

여기에 두 작품 모두 뭉클한 공감과 따뜻한 감성을 지닌 ‘힐링’ 작품으로 입소문이 나 있다. 영화의 '진짜 나를 만날 시간', 책의 '통찰과 힐링의 청춘심리학'이라는 카피에서 그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영화와 책을 보는 내내 관객과 독자는 자신의 마음상태를 스스로 관찰하게 되고 어느새 자신의 복잡한 감정의 상태가 해결돼 힐링된다. 삭막한 현실에서 슬픔과 절망마저 통제하며 살아가는 성인들에게 공감을 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책이나 영화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생각되고 있는 '슬픔'이나 '화'를 단순히 부정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문제해결을 위해 굉장히 유용한 감정이라는 걸 알려준다. 특히 영화에서 기쁨이는 슬픔이에게 동그란 원 안에 있으라고 하는 등 슬픔이게 뭘 못하게 한다. 실의에 빠진 빙봉이를 위로해 다시금 본부로 가는 길을 찾게 만든 것은 정작 기쁨이가 아닌 슬픔이었다.

영화의 마지막에 가출한 라일리가 다시 집으로 돌아와 울음을 터트리며 엄마와 아빠에게 자신의 고민을 솔직히 털어놓아 지금껏 쌓여왔던 감정과 고민이 일시에 해결되는 장면은 흡사 책의 '윤아의 일기장사건'을 연상케 한다. 최원호 박사는 이러한 과정을 '놓아주기'라고 지칭했다. '처음 털어놓을 때는 부정적 감정에 많이 시달릴 수 있지만 감정이 해소되고 나면 그 사건의 의미가 보이고 자신을 용서하기 시작하게 되는 과정’이라고 책에서 말한다.

책 '인사이드아웃'의 저자인 최원호 박사는 “영화나 책 모두 사춘기의 감정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감정은 정작 아이 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살아가는 어른들도 평생 겪게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와 책 모두 부모와 자녀의 애착형성과정과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어른이나 아이 할 것 없이 대중의 공감을 얻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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