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 부르는 냉증 막아라
암을 부르는 냉증 막아라
  • 박효순 기자
  • 승인 2012.06.14 19:4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ㆍ김달래 박사, 사상의학으로 본 암 예방·치료

“몸이 차가운 증세인 냉증에 걸리면 인체의 면역력이 떨어져 암을 비롯한 각종 질환에 걸리기 쉽고, 자연 치유의 가능성이 줄어들게 됩니다. 암은 냉증과 관련이 크다는 얘깁니다. 평소 손이나 발, 복부가 시린 사람들은 체온을 올리기 위한 식생활과 운동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사상체질전문의 김달래 한의학 박사(김달래한의원 원장, 경희대 한의대 겸임교수)가 암을 체온건강법으로 다룬 <암은 냉증이다>를 최근 발간, 암과 냉증의 연관성을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상의학적으로 암 예방과 암 환자의 치료에 관해 풀이한 것이다. 김 원장으로부터 체온이 건강한 삶과 질병 예방에 어떻게 작용하며, 이를 위해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하는지 들어봤다.



1. 만보 이상 걷기
2. 더운 음식 먹기
3. 깊은 호흡 하기


-냉증이란 무엇이며 암 환자에게서 왜 문제가 되나.

“냉증은 복부와 손발이 한여름에도 늘 차가운 경우를 말한다. 진단은 맥에너지 측정, 피부전도율 측정, 혀 상태 관찰과 피부의 적외선 체열촬영 등을 통해 이뤄진다. 예를 들어 적외선 체열촬영을 했을 때 배꼽 주위가 2.5도 이상 낮으면 아랫배 냉증이다. 몸이 차가우면 면역력이 잘 떨어진다. 암 조기진단 후 수술이나 항암치료가 잘 되었다 하더라도 몸을 따뜻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가져야 암 치유력 증진과 재발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최근 냉증이 늘어나고 있는데, 원인은 무엇인가.

“노인 인구 증가와 지나친 다이어트, 운동부족, 생활습관 잘못 등 여러가지 원인이 있다. 젊은 여성들의 옷매무새를 보면 윗옷을 짧게 입거나 배꼽을 드러내는 등 아랫배를 차갑게 하는 경향이 심하다. 추운 겨울의 ‘하의실종’ 패션은 큰 문제다. 꽉 끼는 옷이나 작은 신발 등을 착용해 혈액순환이 방해되는 것은 피해야 한다. 현대문명은 사람의 노동력을 덜어주는 이점이 있지만 이런 편리함이 운동부족과 근육량 저하로 이어져 냉증을 불러오게 된다. 냉장고에 보관된 차가운 음식과 에어컨 냉방도 냉증의 주요 유발요인이다.”

-체온이 낮아지면 면역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의 근거는.

“체온이 0.5도 내려가면 효소의 활동력 약화로 면역력이 35%나 떨어진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건강한 사람의 평소 체온은 36.5도에서 37.1도 사이다. 심부체온은 37도를 유지한다. 체온이 올라가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백혈구 기능도 향상되어 면역력이 증가하는 것이다. 장의 온도가 1도 떨어져 36도 이하가 되면 백혈구의 면역기능이 저하되고, 해로운 장내 세균이 늘어나며 유익한 균들은 힘이 떨어진다. 장 속에서 대량의 유해세균이 번식하면 몸의 면역력이 자연히 떨어지게 된다.”

-그렇다면 암 발병도 냉증과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예전부터 한방서적에서는 암의 원인을 냉증에서 찾았다. 암은 덩어리(積)를 이루고, 덩어리는 몸이 차가워지면(冷) 쉽게 생긴다는 것이다. <황제내경>을 보면 ‘머물러 있으면서 사라지지 않으면 덩어리(積)가 된다’고 씌어있다. <동의보감>에서는 ‘원기를 잘 길러서 체온을 높여주면 암덩어리는 저절로 없어진다’고 했다.”

-체온을 올리려면 어떤 생활습관이 필요한가.

냉증 환자에 대한 복부 적외선 체열촬영 영상. 체온이 떨어진 배꼽 주변이 파랗게 나온다. | 김달래한의원 제공
“첫번째는 많이 걸어야 한다. 하루에 만보 정도 걷는 것이 좋다. 부족하면 따로 시간을 내야 한다. 거리로는 7㎞, 시간으로는 1시간40분가량이다. 운동을 통해 근육량이 늘어나면 몸의 체온이 올라간다. 두번째 체질에 맞는 식사가 필요하다. 몸이 항상 차고 의기소침한 사람(소음인에 많다)은 여름철에도 굽거나 완전히 익은 음식, 따뜻하게 데운 음식을 먹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병이 있는 경우에는 잘 악화되지 않는다. 세번째는 깊은 호흡이다. 호흡의 리듬과 깊이에 의식적으로 변화를 주면 심장박동, 혈압, 혈액순환, 소화를 조절할 수 있다. 복식호흡을 통해 교감신경 우위의 자율신경을 부교감 신경 우위로 바꾸면서 면역력을 증강시킬 수도 있다. 이때 브래지어나 거들 등 몸통을 조이는 옷을 벗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에 열을 내게 하는 대표적인 음식은 어떤 것이 있나.

“옻은 성질이 따뜻해서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기운을 잘 통하게 하며, 뭉친 피를 풀어주고 살균효능이 있다. 어혈, 월경 불순, 체한 증세뿐 아니라 아랫배가 차고 아픈 사람들, 무릎이 시리고 허리가 아픈 사람들, 몸이 차서 양기가 약한 경우, 유산이 자주 되는 여성에까지 처방된다. 또 발효음식도 좋다. 콩이나 배추에는 비타민 B12가 없지만 이들을 발효시킨 된장·고추장·청국장·김치 속에는 비타민 B12가 풍부하다. 맥이 약하고 냉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발효된 음식을 자주 먹는 것이 좋다. 발효음식은 소화율을 높이고 장내세균을 활성화시켜서 몸의 온도를 올려준다. 막걸리 등 한 두 잔의 술도 체온을 높인다.”

-냉증 환자에게는 어떤 치료법을 쓰나.

“기본적인 것이 뜸이다. 불의 기운을 천천히 몸 속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통해서 차가운 조직을 따뜻하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배꼽에 뜸을 뜨면 냉증 개선뿐 아니라 정신이 안정되고 기운 순환이 잘 되면서 건강해진다. 주로 약쑥을 이용한다. 건강 증진을 위해서 뜸을 뜰 때는 하루에 1번씩, 몸이 아픈 사람은 2~3일에 1번씩 뜨는데 한번에 30~40분 정도, 3개월 정도 뜸치료를 하면 많이 호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체력에 비해 뜸이 지나치게 강하면 열이 나거나 온 몸이 나른해질 수 있고, 구역질이 나거나 어지러울 수 있으며, 피부에 발갛게 발진이 생길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뜸과 더불어 좌훈요법도 쓰인다. 좌훈은 쑥을 태워 그 연기를 회음이나 질, 항문에 직접 쏘이는 것으로 체온을 올리는 좋은 방법이다. 남성보다는 여성들에게 주로 적용한다. 그리고 고용량의 옻제제를 처방할 수도 있다.”

-암 환자가 투병 중에 특히 신경써야 할 부분은.

“환자의 체력이 강해야 한다. 체력을 유지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음식이다. 이런 면에서 적절한 영양섭취는 암환자에게 필수적 사항이다. 자신의 체질을 파악하고 체질별 식이요법을 실행하면 기운회복이 빨라지고 소화흡수도 더 잘 된다. 특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재료는 가장 안전하면서 대단한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음식보다 더 강력한 것이 한약이며, 면역력을 높이는 재료 중에는 한약만한 것이 없다. 가장 효과적인 한방제제는 옻이다. 옻나무를 달여서 사용하는 탕약(湯藥), 옻을 건조해서 알약으로 만든 건칠단(乾漆丹), 옻을 말린 것과 생옻을 적절하게 배합함으로써 약효를 올린 이성환(二聖丸) 등이 개발되어 활용되고 있다.”

-건강한 인생을 위한 비결은.

“노령화와 함께 찾아오는 냉증을 미리 예방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상 운동해서 근육을 키우고,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정서적으로 안정되어야 하며, 제철 음식과 유기농 음식, 체질에 맞는 음식을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