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시험 부작용은 정말 ‘괴물’ 만들까
임상시험 부작용은 정말 ‘괴물’ 만들까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5.08.2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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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영화·드라마 속 상상일뿐 난치환자엔 순기능도 많아 부정적 인식 안타까워”

얼마 전 방영된 KBS 2TV ‘드라마스페셜-라이브쇼크’는 좀비스릴러드라마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여기서 사람들을 좀비로 변하게 한 원인은 유전자치료제 임상시험의 부작용이다. 또 곧 개봉을 앞둔 영화 ‘돌연변이’는 생선인간이 된 청년이 세상의 관심으로 일약 스타가 됐다가 제약사의 음모로 세상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하는 이야기다. 여기서도 주인공이 생선인간으로 변한 원인은 신약개발 임상시험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이라는 설정이다.

임상시험은 의약품을 개발·시판하기에 앞서 물질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증명할 목적으로 약물의 체내분포, 대사 및 배설, 약리효과와 임상적 효과를 확인하고 부작용을 조사하기 위해 사람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시험 또는 연구를 말한다.

하지만 이쯤 되면 드라마와 영화를 접한 일반인들은 임상시험에 대한 불안과 공포심을 가질만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러한 설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단지 드라마적 요소일 뿐이다.

종양학분야 임상연구권위자로 꼽히는 서울대병원 방영주 의생명연구원장은 “이러한 설정은 말도 안 된다”고 잘라 말하며 “신경세포는 재생이 안 되기 때문에 DNA를 바꿀 수 없는데다 위장관 같은 분열세포를 바꾸더라도 갑자기 피를 먹어야 사는 좀비가 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더구나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는 자극적인 설정을 내세우며 일반인들이 받을 영향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것은 대단히 무책임하다는 지적이다. 방 원장은 “임상시험은 의학발전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며 “나쁜 의도가 아니더라도 현혹되지 말라는 경고조차 하지 않는 것은 의사로서 속상한 일”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임상시험은 암과 같은 난치성질환자들에게 실보다 득이 될 확률이 훨씬 높다. 신약을 먼저 투여 받을 수 있어 새로운 치료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 국내는 물론 해외 백혈병치료제 임상시험을 주도하고 있는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김동욱 교수는 “항암제 임상시험은 치료나 마찬가지”라며 “순기능과 역기능을 비교했을 때 순기능이 더 많다”고 말했다.

항암제는 임상시험을 거쳐 시판되기까지 평균 5~10년이 소요돼 기존치료제가 듣지 않아 죽음이 임박한 환자들의 경우 임상시험을 통해 병의 호전이나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항암제는 동물실험이 끝나면 부검 등을 통해 부작용을 면밀하게 분석한 뒤 공급된다”며 “초기에는 가장 낮은 용량을 적은 인원에게 투여하고 예기치 못한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하면 개발을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상시험은 그 과정이 얼마나 윤리적인가가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헬스경향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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