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잘 감고, 잘 헹구고, 잘 말려라
탈모… 잘 감고, 잘 헹구고, 잘 말려라
  • 박효순 기자
  • 승인 2012.07.26 2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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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한국인 대부분 ‘안드로겐탈모증’… 남성호르몬 과다분비로 탈모유발인자 자극

한국인에게 가장 흔한 탈모증은 ‘안드로겐탈모증’이다. 흔히 남성형 탈모증이라고 하며, 남성 호르몬의 과다한 분비가 탈모유발인자를 자극해 탈모증이 초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 성향이 강하며, 이마에서부터 M자로 빠지고 정수리 부위에도 탈모증이 같이 진행된다.

최근 대한탈모치료학회(회장 홍남수)가 전국 성인 31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남성뿐 아니라 여성도 상당수가 안드로겐탈모증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모증 여성들은 보통 전두부를 포함한 전반적인 탈모(여성형 탈모증)를 특징으로 한다.

중앙대병원 피부과 홍창권 교수팀은 지난 22일 열린 탈모치료학회에서 “남자의 82.2%, 여자의 52.7%가 M자형 탈모 형태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늘어나면서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 것이 이 같은 탈모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여기에 음주, 흡연율이 증가한 것도 악화 요인으로 꼽힌다. 또 남자 환자에게 발생하는 여성형 탈모는 24.2%로 서양인(5~6%)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탈모증도 남녀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중앙대병원과 전국 17개 탈모전문클리닉에서 2011년 3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이뤄졌다. 탈모 발병의 평균 연령은 남자 29.8세, 여자 33.6세로 20대와 30대가 절반을 넘었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남자 50.2%, 여자 34.6%로 가장 많았다.

탈모증 환자들은 남녀 모두에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 증세가 심했고, 부모가 모두 탈모증인 경우 유병률이 높고 진행 정도가 빨랐다. 가족력이 있는 환자는 남자 28.8세, 여자 32.7세인 반면 가족력이 없는 환자는 남자 31.8세, 여자 34.3세였다.

홍 교수는 “안드로겐탈모증에는 유전적 소인이 주요 역할을 하지만 흡연이나 음주 등 생활습관도 탈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조사에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담배에 있는 성분 중 니코틴에 의해 혈관이 수축되어 모발에 혈액 공급이 잘 이뤄지지 않고, 과도한 음주로 모근의 피지 분비가 늘어나 모발이 가늘어지고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영향이 장기간 지속될수록 탈모증이 심해진다.

안드로겐탈모증 환자의 69.5%는 동반된 질환이 있었다. 지루성 피부염이 48.2%로 가장 많았고, 고혈압(13.9%)이 뒤를 이었다. 홍 교수는 “지루성 피부염을 제외하고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갑상선 질환 등은 탈모증의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탈모증 환자들은 두피의 가려움(26.5%), 기름기(개기름·19.5%), 뾰루지(18.2%), 비듬(12.9%) 등을 가장 괴로운 증상으로 꼽았다. 이때 가렵다고 손톱으로 긁으면 2차 감염이 생겨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기 때문에 탈모증의 큰 원인이 된다. 두피 청결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느 날 모발이 갑자기 많이 빠지고 조금씩 가늘어지면 탈모증의 진행을 의심해봐야 한다. 모발이 끊어지거나 푸석거리고 약해지는 것은 외적인 요인(자외선, 화학성분, 물리적 자극 등)에 의한 손상이지 탈모증 자체는 아니다.

탈모증 예방에는 두피와 모발을 청결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름철에는 세균이나 곰팡이, 땀과 피지가 심해질 수 있으므로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각자의 생활에 맞게 머리를 감는 시기나 횟수를 조절하면서 잘 감고, 잘 헹구고, 잘 말리는 것이 중요하다. 의학적으로 검증된 것은 아니지만 화학세제에 들어 있는 계면활성제가 모낭에 잔류하면 모근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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