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되니 외롭고 우울해?…‘계절성 정동장애’
가을되니 외롭고 우울해?…‘계절성 정동장애’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5.09.17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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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가을이다. 흔히 봄을 ‘여자의 계절’이고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아마 여자는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많이 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온 말 같다. 보통 이러한 기분의 변화는 일상생활에 큰 영향은 주지 않는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에게는 계절의 변화가 기분에 심각하게 영향을 줘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를 ‘계절성 정동장애(seasonal affective disorder)’라고 한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강승걸 교수는 “특히 가을과 겨울철에 우울 증상과 무기력증이 악화된다”며 “일반적으로 남자들이 가을을 많이 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계절성 정동장애는 여자들에게 더 많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계절성 정동장애의 발생 원인은 아직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다. 하지만 계절에 따른 일조량의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 뇌에는 ‘생물학적 시계’가 존재하며 우리의 생활리듬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생물학적 시계는 계절에 반응하는데 특히 하루 중 낮의 길이 변화에 따라 반응하게 된다.

수 천 년 동안 인간의 생활리듬은 낮과 밤의 주기(cycle)에 따라 맞추어져 왔다. 해가 뜨면 눈을 뜨고 밤이 되면 자게 된다. 겨울철 우울증의 경우 햇빛의 양과 일조시간의 부족이 에너지 부족과 활동량 저하, 슬픔, 과식, 과수면을 일으키는 생리적 반응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뇌의 생물학적 시계는 외부의 변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경우에는 환경의 변화에 적합하게 반응할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어 있다.

일조량 적은 사람들에게 많이 발생해

계절성 정동장애의 가장 큰 증상은 우울증 기간 동안 무기력감을 느끼는 것이다. 겨울철 우울증의 경우에는 우울증 기간 동안 많이 먹고 단 음식과 당분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증상은 봄이 되면 완화된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일반인 중 약 15%가 겨울철이 되면 다소 기분이 울적해짐을 경험하고 2~3%는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게 된다고 한다.

계절성 정동장애는 대개 20대 이상에서 발생하며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점점 감소하는 경향이 있다. 또 비교적 겨울철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 국가에서 더 많이 발생하며, 낮에 햇빛을 쬘 수 있는 기회가 적은 순환근무자들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햇빛 받으며 규칙적인 운동 해야

치료는 매일 일정한 기간 동안 강한 광선에 노출시키는 광선요법이나 항우울제 투여로 효과를 볼 수 있다. 우울증이 아니더라도 다소의 우울감을 경험하는 경우 낮 동안에 밖에서 활동을 늘리고 주위 환경을 햇빛을 많이 받을 수 있도록 바꾸어주는 것이 좋다. 낮 동안에는 커튼을 걷고 의자 배치는 눈이 창문 쪽을 향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밖에 규칙적인 운동이 효과적이다. 운동은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주고 에너지를 높여주며 정신적 신체적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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