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때문이야~” 40대 사망원인 3위 ‘간질환’
“간 때문이야~” 40대 사망원인 3위 ‘간질환’
  • 이보람 기자
  • 승인 2012.11.0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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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B·C형간염에서 간경변까지…초기발견 가장 중요

우리 몸에서 가장 큰 장기인 ‘간’은 가장(家長)을 닮았다. 영양소 저장, 해독작용과 같은 중요한 일을 도맡고 있지만 묵묵히 일만 할 뿐이다. 아파도 아프다고 티를 내는 법이 없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다. 병이 진행돼도 자각증상이 전혀 없다가 만성과 합병증으로 진행된다.
 
그래서일까. 간질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실제 지난 2009년 통계조사에 따르면 40·50대 남성 사망원인 3위가 간질환이고 사망원인 1위인 암 중에서도 간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고려대구로병원 간센터 변관수 교수는 “간질환의 경우 증상이 거의 없다”며 “40대 이후부터는 정기적으로 간염검사·간기능검사·간초음파검사를 통해 간질환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간질환은 발병원인에 따라 나뉜다. 바이러스로 인한 간질환, 약물로 인한 독성간질환, 인체 면역계통의 이상으로 인한 자가면역성간질환, 독성물질이 과다하게 쌓여 생기는 대사성간질환, 기타 원인이 불분명한 간질환으로 구분된다.
 
특히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을 구분할 때 A형?B형?C형으로 부르는데 현재까지 발견된 간염바이러스는 G형까지 7가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만성간질환과 간암환자의 경우 60∼70%가 B형간염과, 약 15∼20%는 C형간염과 관련이 있다는 통계가 있다. 또 나머지 10∼20%는 알코올성간염과 자가면역성간염이 원인이다. 우리나라 만성간질환 및 간암의 대부분이 B형간염과 C형간염에 의한 것이다.
 
A형간염은 주로 급성간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감염된 환자의 분변을 통해 배출된 바이러스와 오염된 먹을거리를 통해 전염된다. 위생상태가 불결할 때 감염되기 쉽다. 예를 들면 어패류를 날것으로 먹거나 오염된 물을 끓이지 않고 그냥 먹었을 때, 인분에 오염된 과일을 깨끗한 물에 제대로 씻지 않고 먹었을 때다. 최근엔 어린이와 청소년의 A형간염 항체보유율이 10% 이내로 낮아져 10대 후반에서 30대의 감염위험성이 높아졌다.
 
B형간염바이러스에 의한 만성간질환은 전체 만성간질환자의 70%에 가까워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다. B형간염에 의한 만성간질환자가 많은 이유는 국내 B형간염바이러스 보유율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B형간염에 의해 급성간염에 걸리면 쉽게 피로해지고 구역, 구토가 생기거나 근육통과 황달이 나타난다. 전격성간염으로 진행될 때는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B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꼭 간염백신을 접종하고 체내에 항체가 형성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센터 문일환 교수는“B형간염은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며“1980년대 이전에는 B형간염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B형간염 보균 엄마에게서 자식으로 거의 다 감염됐었다”고 말했다.
 
C형간염바이러스는 전세계적으로 약 1억7000만명이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300~400만명의 새로운 감염자가 발생한다. C형간염은 B형에 비해 일상접촉에 의한 전염과 가족력이 낮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0.8~1%가 C형간염바이러스 보유자로 추정된다. 다른 사람의 혈액에 노출된 위험이 높은 인공투석환자나 혈우병환자에게서 그 빈도가 높다. C형은 만성단계를 거쳐 간경변, 간암까지 순차적으로 발전한다.
 
간경변증이란 간 염증이나 손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돼 간의 전체적인 구조가 변화된 상태다. 본래 건강한 모습의 복귀가 불가능할 정도로 간의 모습이 울퉁불퉁해지는데 흔히 간경변, 간섬유증으로 알려져 있다.
 
간경변은 만성간질환의 말기상태로 과다한 알코올 섭취, 바이러스성 간염, 약물과 독소, 혈관성, 자가면역성, 그리고 대사성질환 등으로 인해 발생한다. 즉 만성간염이나 지속적인 간의 파괴로 인해 간세포가 변성, 괴사되는 것이 주된 원인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는“일부에서 간에 좋은 음식이라고 효능이 입증되지 않는 민간요법에 의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오히려 간에 위험할 수 있다”며 “간에는 특효약이 없다는 말처럼 민간요법에 빠지기보다는 술을 줄이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도움말=고려대구로병원 간센터 변관수·김지훈 교수,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문일환 교수,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김강모 교수)
 
TIP. 간질환 자가테스트
 
1. 부모, 형제 중 간질환자가 있거나 간질환으로 숨진 사람이 있다.
2. 수혈을 받은 적이 있다.
3. 쉬었는데도 몸이 많이 피곤하다.
4. 배에 가스가 자주 차고 소화가 안 된다.
5. 입에서 역한 냄새가 계속 난다.
6. 피부가 거칠어지고 나이에 맞지 않게 여드름이 난다.
7. 눈의 흰자위와 피부가 노랗게 변한다.
8. 당뇨, 비만, 고혈압이 있고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
9. 다리가 붓고 배가 불러진다.
10. 소화가 잘 안되고 헛배가 부르며 구역이 잘 일어난다.
11. 칫솔질 등 약한 자극에도 잇몸에서 쉽게 출혈이 생긴다.
12. 우상복부, 또는 명치가 불편하고 무언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13.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한다.
14. 배에 혈관이 뚜렷이 보이고 불거져 나온다.
15. 목이나 가슴에 작은 거미줄처럼 보이는 붉은 혈관들의 반점이 있다.
16. 성기능이 떨어지고 남성에서는 유방이 커지고 여성에서는 털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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