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소시지·붉은고기 ‘발암물질’ 지정…후폭풍 거세
WHO 소시지·붉은고기 ‘발암물질’ 지정…후폭풍 거세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5.10.28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소시지와 햄 같은 가공육과 함께 돼지고기, 소고기 등 붉은 고기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가운데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암 연구소(IARC)는 최근 10개국 22명의 전문가가 참가한 보고서를 통해 육류 섭취와 암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여 건의 연구조사를 검토한 결과 소시지나 햄 등 일정한 공정을 거친 육류나 붉은 고기를 섭취하는 것이 직장암이나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IARC는 보고서를 통해 "가공육을 섭취하는 것만으로 암이 발생할 위험이 통계적으로 그리 높지 않지만 그 위험은 고기 섭취 양에 따라 늘어난다"면서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으면 직장암에 걸릴 위험이 18%로 높아진다"면서 육류 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장했다.

또 보고서에는 가공육뿐 아니라 붉은 고기의 섭취도 '발암'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면서 대장암, 직장암은 물론 췌장과 전립선암도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붉은 고기에는 소·돼지·양·말·염소 고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 발표 직후부터 육류업체는 물론 소비자에게까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도 자체적으로 가공육에 대한 위해평가에 나서기로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WHO가 발암물질로 지정한 햄과 소시지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가 인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위해 정도를 평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식약처는 앞으로 농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전문가 자문단을 꾸리는 등 본격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문제는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 특히 어린자녀를 키우는 집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초등생 자녀를 키우는 40대 학부모는 "이미 아이들이 햄맛이나 고기맛에 길들여져 있다보니 갑자기 밥상을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또 아이들에게는 단백질 섭취가 필수로 알고 있는데 이를 중단했을 때도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한국에 적합한 연구결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WHO가 소시지 햄 등을 발암물질로 분류했다고 해서 양질의 단백질을 포함한 고기를 끊을 필요는 없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나 임신부, 노인들의 경우 고기를 통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기 때문에 적당히 먹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육가공협회는 27일 보도자료를 통해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5대 필수 영양소의 한가지인 단백질의 보고"라며 "단백질의 순기능을 무시하고 석면이나 비소와 같은 등급으로 위험을 거론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비교"라며 우리나라사람의 섭취량은 적어서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협회 측은 "WHO의 발표처럼 매일 50g을 섭취할 경우 연간 18.3㎏"이라며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육가공품 소비량 4.4㎏은 24%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