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넥시아효능, 정부가 나서 과학적·임상적으로 검증해야”
환자단체 “넥시아효능, 정부가 나서 과학적·임상적으로 검증해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5.11.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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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능논란· 고액 의료비에 환자 피해만 커져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자단체)는 4일(오늘) 종각 엠스퀘어에서 한방암치료제 넥시아 관련 효능검증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인 행동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넥시아는 최원철 단국대 부총장이 개발, 옻나무추출액을 이용한 한방암치료제. 최 부총장에 따르면 넥시아는 원래 약명(藥名)이 아니고 ‘Nexia Intervention Agent’라는 한의학적 암치료연구 프로젝트명이었는데 칠피·건칠(옻나무진액)이 합쳐진 한약 이성환(二聖丸) 대신 많은 사람이 넥시아라고 부르기 시작해 이같이 통칭하게 됐다는 것.

넥시아 효능에 관한 논란은 2006년 9월 최원철 부총장과 이영작 한양대 석좌교수가 ‘암치료 근거중심의학(EBM)심포지엄’에서 넥시아를 이용한 말기암치료성적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이영작 교수는 “최원철 한의사가 1997년 3월부터 2001년 5월까지 광혜원 한방병원 재직 시 넥시아로 치료한 3·4기 암환자 216명 중 114명(52.7%)이 5년 이상 생존했고 이를 다시 세분하면 4기 말기 암환자의 22.4%가 5년 이상 생존, 혈액암(백혈병포함)은 무려 73.1%가 5년 이상 생존했다”는 임상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후 상당수 방송과 언론에 넥시아효능이 알려지면서 최원철 부총장이 당시 근무하던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통합암센터에는 말기암환자들이 대거 몰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환자단체에 따르면 발표된 임상연구사례의 환자들은 병원에서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 등 이미 표준적인 치료와 병행하거나 또는 치료를 모두 마친 뒤 넥시아를 복용했기 때문에 넥시아의 독자적인 효과로 보기 힘들다는 것.

당시 이영작 교수 또한 “처음 진료받은 환자 6명을 제외하고 넥시아치료를 받은 말기암환자 210명 중에서 의사소견서나 의무기록사본 등 명확한 근거자료를 분석한 경우는 78명(37%)에 불과하고 나머지 132명(63%)은 환자진술에만 의존해 분석한 결과다”라며 “향후 추가적인 과학적·임상적연구를 통한 객관적검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박이 계속되자 최 부총장은 2009년 넥시아의 양방항암제 버전인 ‘아징스’에 대한 2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아 전국 병원에서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환자단체에 따르면 식약처 확인 결과 현재 임상시험은 종료됐지만 그 결과는 아직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넥시아는 말기암환자들에게 큰 희망을 줬지만 2006년 이후 10여년간 효능에 대한 갑론을박은 점차 심화됐다. 더욱이 의료전문가단체와 보건복지부, 식약처 등의 정부기관이 나서 객관적으로 효능을 검증하지 않은 채 손놓고 있다 보니 남은 여생을 어떻게 보내야할지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더욱이 넥시아는 300만~4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이기 때문에 경제적부담 또한 커지고 있는 상황.

이에 환자단체는 기자회견을 통해 “보건복지부는 ‘넥시아’의 효능과 관련한 객관적검증을 위해 보건의료정책실장 산하에 ‘넥시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사회적논의를 시작해야한다”고 본격 촉구하고 나섰다.

이미 보건복지부는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성형술(카바수술)’의 안전성문제를 해결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된다는 것.

또 “최원철 부총장으로부터 현재까지 넥시아로 치료받은 말기암환자들의 자료들을 받아 이를 기초로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후향적연구를 진행할 것”과 “아징스 관련 임상시험결과를 공개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넥시아효능에 관한 과학적·임상적결론을 내야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환자단체는 넥시아효능과 관련해 정부, 전문가단체 등 어느 누구도 나서지 않자 5개 환자단체(한국백혈병환우회·한국신장암환우회·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한국GIST환우회·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대표 5인을 주축으로 ‘환자단체넥시아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원회)’를 직접 발족, 지난해 7월 보도자료 배포를 시작으로 넥시아효능입증에 관련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간 검증위원회 협조를 위해 최원철 부총장을 비롯해 대한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에 공문을 보냈지만 원활한 협조를 얻어내지 못했다.

10년째 이어져온 넥시아효능에 관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이제는 정부와 전문가단체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말기암환자와 그 가족들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넥시아로 인해 피해 보는 일이 더 이상은 없어야한다는데 환자단체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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