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 사랑, 포기할 수 없다면…‘맛 궁합’을 맞춰 드세요
고기 사랑, 포기할 수 없다면…‘맛 궁합’을 맞춰 드세요
  • 경향신문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승인 2015.11.13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ㆍWHO “1일 평균 가공육 50g·적색육 100g 먹으면 발암 위험 20% 육박”
ㆍ국내 섭취량 권고량보다 적어…“소아청소년들 채소·김치 함께 먹어야”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최근 보고서에서 “가공육의 경우 하루에 50g 이상 섭취하면 발암 위험이 18%, 적색육을 하루 100g 이상 먹으면 발암 위험이 17% 높아진다”고 밝혔다. 2010∼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전체 국민의 평균 1일 가공육 섭취량은 6g 정도에 불과하다. 가공육을 많이 먹는 상위 5% 이내(약 250만명)에 든 사람은 하루 14g이다.


하지만 1% 이내인 사람(약 50만명)은 151g을 섭취한다. 또 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염소고기 등 적색육의 국민 1일 평균 섭취량은 56g으로 IARC가 문제 삼은 하루 100g 이상의 절반 수준이다. 그러나 적색육 섭취량이 많은 상위 5%는 하루 302g, 상위 1%는 886g을 섭취한다. 이처럼 과도한 양을 섭취하는 사람들은 적색육과 가공육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들의 입맛이 소시지·햄·베이컨 등 가공육을 이용한 패스트푸드에 상당히 길들여진 것이 큰 문제다.

전문가들은 가공육을 가능한 한 덜 먹는 것이 좋고, 적색육은 적절하게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또 발암 위험성을 낮추기 위해 엽록소, 폴리페놀, 비타민C·E, 칼슘 등이 풍부한 채소나 김치를 곁들여 먹으라고 권했다.

인제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가공육 섭취가 대장암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정도는 크지 않지만, 이 위험은 가공육 섭취량이 늘어나는 것에 비례해 커진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는 “적색육은 영양가가 높은 단백질과 비타민B, 철분, 아연 등이 풍부하므로 지나친 제한은 영양학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대개 누적된 염증 물질이 유전자(DNA) 손상을 일으켜 암으로 진행된다”며 “식물성 유산균이 풍부한 김치를 즐겨 먹으면 장내 염증은 물론 가공육·적색육을 섭취할 때의 발암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치엔 유산균 외에도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는 식이섬유가 풍부하며 비타민C, 폴리페놀, 칼슘 등이 풍부하다. 김치에 들어가는 마늘, 생강 등에는 염증 억제 및 항암·항산화 성분들이 다량 포함돼 있다.

대한영양사협회와 한국식품건강소통학회는 ‘육류와 함께 먹으면 발암 위험을 낮추는 식품 10가지’를 선정했다. 채소 5종(깻잎·부추·마늘·고추·양파)과 귤, 다시마, 김치, 우유, 녹차다. 임경숙 대한영양사협회장(수원대 식품영양학과 교수)은 “관련 연구논문 등 과학적 근거, 구입의 용이성, 육류와의 맛 궁합(어울림) 등을 기준으로 10가지 식품을 선정했다”며 “대장암 등 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