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소독엔? 과산화수소수 vs 포비돈
상처소독엔? 과산화수소수 vs 포비돈
  • 배현 밝은미소약국(분당) 약국장 (28teen@hanmail.net)
  • 승인 2015.12.01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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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습윤치료법 때문에 소독약을 잘 사용하지 않지만 지저분한 상처나 수술 후, 세균성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반드시 소독해야한다.

수술이나 상처부위에는 다양한 세균, 바이러스, 진균 등이 침투하기 쉽다. 따라서 상처부위가 더럽거나 수술 등 외과적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소독제를 사용해 감염원을 제거해야한다. 또 종기 같은 감염성질환, 귀를 뚫는 등 미용목적으로 상처가 생기는 경우에도 소독은 필요하다.

 

과산화수소수, 단백질손상 우려···‘작은 상처’에만 사용

소독할 때 대표적으로 사용하는 과산화수소수와 포비돈요오드용액에 대해 알아보자. 과산화수소수는 물 분자에 불안정하게 붙어 있는 산소원자를 상처에 있는 효소(카탈라아제)에 의해 물과 활성산소로 분해시킨다. 이때 활성산소가 근처에 있는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원리로 소독하게 된다. 즉 과산화수소수는 효소와 접촉해야 살균효과를 갖게 된다. 이 효소는 상처나 혈액에 주로 존재하기 때문에 과산화수소수는 ‘상처가 있어야’ 소독효과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농도가 높은 과산화수소수의 경우 피부에 있는 소량의 카탈라아제에 의해서도 다량의 활성산소가 만들어질 수 있어 피부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를 화학적 화상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보통 사용하는 소독용 과산화수소수는 농도가 2.5~3.5% 정도이기 때문에 이런 문제까지 발생하지는 않는다.

이처럼 활성산소를 이용해 소독효과를 발휘하는 과산화수소는 특정세균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모든 단백질을 손상시켜 상처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도 있다. 따라서 꼭 과산화수소수로 상처를 소독해야하는 경우에는 작은 상처위주로 하고 큰 상처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포비돈, 임산부·수유부·요오드 민감환자 사용말아야

포비돈요오드용액은 흔히 포비돈(소독액)이라고도 부르기도 한다. 제품명으로는 포비딘, 베타딘 등이 있다. 빨간색인 탓에 과거에 사용했던 일명 ‘빨간약’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과거에 사용된 빨간약은 머큐로크롬이나 옥도징기로 지금은 부작용 때문에 사용하지 않는다.

포비돈요오드용액의 주요살균효과는 요오드에 있다. 요오드는 매우 불안정한 성분이기 때문에 물에 잘 녹아 있을 수 없다. 이 때문에 망 구조를 가진 고분자포비돈을 사용해 물에 요오드가 잘 녹아 있게 만든 것이 포비돈요오드용액이다.

포비돈요오드용액의 소독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용액이 건조되는 시간, 즉 30~60초 정도 걸린다. 포비돈분자에서 서서히 방출된 요오드는 미생물의 세포벽을 빠르게 통과해 세포막과 단백질, 효소, DNA 등을 파괴하고 광범위한 살균효과를 보인다. 곰팡이, 바이러스, 원충류, 세균류 등 거의 모든 병원균을 살균하며 피부자극이 적고 지속시간이 길어 세정제부터 소독제, 가글, 구강스프레이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포비돈요오드용액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바로 ‘요오드’다. 소량의 요오드라도 인체의 기초대사를 조절하는 갑상선호르몬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처부위에 직접 포비돈요오드용액을 묻혀 소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임산부의 경우 태반을 통해 요오드가 태아에게 전달돼 갑상선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수유부도 유즙을 통해 아이에게 전달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장기간 포비돈요오드용액을 사용하면 색소침착, 피부변색을 일으킬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과산화수소수는 작은 상처의 빠른 소독을 원할 때 사용하고 포비돈은 광범위한 상처에 사용할 수 있지만 임산부나 수유부, 요오드에 민감한 환자의 경우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상처소독은 특별한 경우 아니면 하지 않는 것이 좋고 흐르는 물이나 식염수로 깨끗이 상처세척 후 상처연고제나 상처피복제 사용을 권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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