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은밀한 부위의 고통’ 아시나요
겨울철 ‘은밀한 부위의 고통’ 아시나요
  •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승인 2015.12.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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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피부·근육 수축돼 치핵 잦아져
ㆍ가벼운 증상엔 좌욕·약으로 완화
ㆍ증상 심할땐 수술로 근본치료해야

흔히 겨울엔 감기나 심뇌혈관질환만 늘어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겨울엔 은밀한(?) 신체기관에 생기는 질환이 급증한다. 바로 ‘치질’이다.

치질은 ▲항문주변에 피와 고름이 묻어나는 치루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점막이 부어 덩어리가 된 치핵 등 다양한 항문질환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그중 항문점막이 부어 덩어리가 되는 ‘치핵’은 치질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데 항문주위에 작은 덩어리들이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겨울엔 날씨가 추워지면서 피부와 근육이 수축돼 항문정맥혈압이 상승한다. 이때 압력을 견디기 위해 모세혈관이 부풀어 오르면서 피부와 혈관이 늘어져 항문바깥으로 나오고 출혈이 생기는 치핵에 걸리기 쉬워지는 것이다. 또 연말이 되면서 술자리가 잦다보니 알코올이 혈관을 늘어나게 해 이맘때 많아진다. 변비환자 역시 변을 볼 때 힘을 많이 주면 복압이 올라가면서 혈관 내에 피가 많이 들어차 항문혈관이 쉽게 늘어난다.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들거나 골프를 쳐도 치핵이 유발된다.

임신과 출산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 중 증가하는 황체호르몬은 장운동에 영향을 줘 변비를 유발하기 때문. 또 임신 중에는 복압이 올라 항문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며 조직이 연해지고 혈액량이 많아지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치핵이 심해질 수 있다. 또 출산 중 힘주기를 하면서 임신과정에서 심해진 치핵이 갑자기 빠져나와 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부모에게 치핵이 있으면 자녀도 걸릴 확률이 많다.

치핵은 크게 내치핵과 외치핵, 혼합치핵으로 나뉜다. 내치핵은 항문안쪽의 조직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나와 배변 후 통증 없이 선홍색 출혈이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내치핵은 탈홍정도에 따라 1기~4기로 나눌 수 있으며 심할수록 가려움증과 출혈 등이 자주 나타난다. 반면 외치핵은 쉽게 피가 나지 않고 탈홍도 되지 않는다. 간혹 출혈로 피가 엉기는 혈전이 생기고 항문바깥쪽으로 늘어진 피부꼬리모양의 췌피가 자주 관찰된다. 혼합치핵은 말 그대로 내치핵과 외치핵의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상태다.

치료는 보존요법과 수술로 나뉜다. 보존요법은 변 완화제, 식이요법, 통증치료, 좌욕, 배변습관 교정 등이 해당되며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될 수 있다. 특히 좌욕은 미지근한 물을 좌욕기나 대야 등에 준비한 후 한번에 3~5분간 하루 2~3회 항문부위를 담그고 앉아 있는 것으로 항문통증의 주원인인 항문괄약근의 경련을 이완시켜 통증을 줄인다. 또 항문부위를 청결히 세척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혈전이 녹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단 뜨거운 물에 좌욕하거나 증기를 쐴 경우 화상위험이 있으며 너무 오래 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수술은 보조술식과 치핵근본술식으로 나눠진다. 보조술식에는 부식제주입법, 고무밴드결찰술, 치핵동맥결찰술 등이 있으며 치핵절제보다는 치핵점막을 고정시키거나 혈관조직의 결찰 등으로 치핵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도움말=대한대장항문학회, 대전선병원, 한국건강관리협회)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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