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엔진 배기가스 담배연기만큼 유해”
“디젤엔진 배기가스 담배연기만큼 유해”
  • 박효순 기자
  • 승인 2012.06.21 1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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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WHO, 1군발암요인 지정

“디젤 엔진에 필터를 강화하고, 연료의 유황성분을 줄이며, 배기가스 배출량 감소와 인체 노출을 줄이는 노력이 국가적으로 이뤄져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디젤 엔진 배기가스를 ‘1군 발암요인’으로 상향했다. 담배와 마찬가지로 가장 나쁜 등급이 된 것이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 워킹그룹 책임자이자 미국 질병관리본부(CDC) 독성물질 관련 질환 등록부서 수장으로 일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포티에 박사(사진)는 “디젤 배기가스는 폐암 등 암 발병과의 연관성이 확실이 있다”면서 지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20일 국립암센터가 주최한 ‘발암 위험요인 관리-현황과 미래전망’ 국제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했다. 이번 등급 상향의 최종 결정은 그의 손에서 이뤄졌다.

포티에 박사는 “디젤 엔진 연소물 노출이 폐암뿐 아니라 방광암의 발생도 증가시킨다”면서 “디젤 엔진 연소물에 노출되기 쉬운 택시·버스 운전기사나 주차장 관련 직업군, 차량 유지 및 검사소, 차로변에서 일하는 사람 등은 특별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티에 박사는 “디젤 엔진 연소물은 천식이나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다른 호흡기 질환의 발병과 악화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디젤 자동차 배출 허용기준은 유럽 및 미국 기준과 비슷하다. 포티에 박사는 “폐암의 원인인 담배는 개인의 노력으로 끊을 수 있지만 대기 중 발암 물질은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전 세계 발암관련 정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디젤 배기가스 1급 발암물질 지정에 따른 후속 대책과 공동연구 방안을 논의했다. 이진수 국립암센터 원장은 “국내 발암요인 평가와 효과적인 발암요인 관리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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