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에도 춥고 목이 쉬면 ‘갑상선 결절’ 의심
한여름에도 춥고 목이 쉬면 ‘갑상선 결절’ 의심
  • 박효순 기자
  • 승인 2012.07.12 2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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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ㆍ뚜렷한 원인 없어 검진 필수… 고주파 치료술 흉터 없어
ㆍ중년여성 피로감·이유없이 체중 증가 땐 기능검사 해야

가정주부 김모씨(50)는 4개월 전 유방 및 갑상선 질환 관련 검진을 받았다. 초음파를 찍어보니 목의 갑상선 부위에 결절(혹)이 3~4개 발견됐다. 제일 큰 것은 0.5㎝ 내외였고, 나머지는 0.5㎝ 이하의 아주 작은 결절이었다. 의사는 일단 6개월 정도 지켜보자고 했다. 김씨는 며칠 전 목이 쉬고 추위를 타는 증세가 생겨 다시 초음파를 찍었다. 결절의 크기는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염증 소견이 있어 약물 처방을 받았다.

갑상선에 혹이 생기는 결절은 성인의 5% 내외에서 확인되고, 직경 1㎝ 미만의 작은 혹까지 포함하면 전체 인구의 60~70%에서 나타난다는 보고가 있다.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다. 대부분 암이 아닌 양성결절이다.

갑상선 결절은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만큼 특별한 예방법이 없으며, 정기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결절이 생기면 일단 암이 아닌가 걱정을 하고, 암으로 진행될까봐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하지만 갑상선암을 의심한 환자 10명 중 9명은 양성결절로 판명된다.

강북서울외과 이기문 원장이 갑상선 양성결절 환자를 대상으로 고주파절제술을 시술하고 있다.
강북서울외과 이기문 원장은 “40세 이전에는 3~5년마다 한 번씩, 40대 이후에는 1년 간격으로 초음파검사를 통해 갑상선 결절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만약 갑상선암 가족력이 있다면 40세 이전이라도 매년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갑상선 양성결절은 자라는 속도가 느리고 주위 조직을 침범하지 않기 때문에 손으로 만졌을 때 주위 조직과 잘 분리돼 움직임이 느껴진다. 또 주위 림프절로의 전이도 없다. 반면 악성결절은 자라는 속도가 빠르고 주위 조직으로의 침범이 있으며 목 주위 림프절로의 전이도 잘 된다.

대한갑상선학회에 따르면 크기 5㎜ 이하의 갑상선 결절(혹)은 굳이 특별한 검사와 진단을 할 필요가 없다. 5㎜ 이하의 결절은 손으로 잘 만져지지 않고 초음파 검사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결절이 더 커지는지는 6개월~1년 단위의 정기 검사를 통해 추적할 필요가 있다. 초음파 검사에서 주변에 악성으로 의심되는 림프절 병변이 있다면 크기에 관계없이 조직검사를 해야 한다. 직경 1㎝가 넘을 때는 가능한 빨리 수술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비수술적 요법인 고주파 치료술이 적용돼 미용상의 문제점을 해소하는 등 수술결과에 따른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고주파 치료술은 초음파를 하면서 결절 위치를 파악한 뒤 갑상선전용 유도바늘을 삽입해 고주파 열로 결절을 태워 없애는 방법이다. 대략 물혹은 2㎝ 이하, 딱딱한 혹은 1㎝ 이하의 크기를 1회 시술로 제거할 수 있다. 이보다 크면 여러 번의 시술이 필요하다. 시술 시간이 30분 정도로 짧고, 국소 마취만 하므로 일상생활 복귀가 빠르다. 유도바늘은 1㎜ 정도로 매우 가늘어 흉터가 거의 없다. 시술시 바늘을 넣는 각도가 잘못되면 식도나 경동맥 손상의 위험이 있어 임상 경험이 수술 성적을 크게 좌우한다. 이기문 원장은 “고주파 치료술은 일반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후유증의 가능성이 적고, 흉터 문제가 없으며 임신과 출산에도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여성에게 적합한 수술로 평가된다”고 설명했다.

고온다습한 한여름에 추위를 잘 타고, 피곤한 증상, 푸석한 얼굴, 목소리 변화 등이 발생했다면 갑상선 호르몬이 적게 분비돼 문제가 생기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호르몬의 결핍으로 전신의 대사과정이 느려져 증상이 나타난다. 추위를 잘 타고, 머리카락이 거칠고 잘 부서지며, 후두 부종으로 쉰 목소리가 있으면 기능저하일 가능성이 크다.

인하대병원 내분비내과 김용성 교수는 “특히 중년 여성이 특별한 이유 없이 체중이 증가하고 심한 피로감과 근육통 또는 손발이 저리고 쥐가 나거나 월경 과다, 심한 변비, 정서불안 등이 동반되면 갑상선호르몬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면서 “갑상선기능저하증 증상과 더불어 갑상선이 크고 갑상선 결절이 있으면 반드시 갑상선기능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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