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은 몸으로 말한다
반려견은 몸으로 말한다
  • 방배한강동물병원 유경근 원장
  • 승인 2015.12.2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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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보이는 모습 즉, 시각적 신호를 이해하면 현재 기분을 알 수 있다. 물론 품종이나 건강상태에 따라 같은 신호라도 조금씩 다르게 표현할 수는 있다.

 

우선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주위에 관심만 갖고 있을 때는 귀와 꼬리를 늘어뜨리고 머리는 들고 엉덩이가 약간 내려간다. 그러다가 자극을 받으면 관심을 보이며 목과 머리, 귀를 앞으로 약간 내밀고 꼬리를 수평으로 든다. 언제든지 움직이기 쉽게 뒷다리는 약간 벌리고 앞다리는 경쾌하게 살짝 들기도 한다. 이 상태는 아직 주변자극에 대해 호의적으로 대할지 경계를 취할지 결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만일 상황이 호의적이면 꼬리를 들어 가볍게 흔들고 등을 지면과 수평자세로 만든다. 또 머리와 귀에서 편안하게 힘을 빼고 입도 약간 벌린다. 그러다가 정말 놀고 싶은 마음이 생기면 엉덩이를 더 올리고 앞다리는 쭉 내밀어 뒤를 높게 하는데 이것이 바로 개들의 ‘놀이인사’다.

개들끼리 서로 놀이인사를 한다면 지금부터 신나게 놀 것임을 암시하며 사람에게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함께 놀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하지만 자극이 불확실해 관심에서 벗어나고 싶으면 머리부터 등, 꼬리까지 바닥에 가깝게 자세를 낮춘다.

더욱 이 상황을 피하고 싶으면 완전히 몸을 바닥에 붙이면서 다리와 목은 움츠리고 꼬리를 몸으로 감싼다. 다리를 굽히고 있으면서 언제든지 도망갈 채비를 하는 것이다. 두려움이 늘어날수록 자세는 낮아지고 꼬리도 내려간다. 귀는 뒤로 향하게 하고 털은 세우되 전체가 아니라 목과 엉덩이 쪽만 세운다. 꼬리는 점차 말려 다리 사이로 들어간다.

흔히 개가 복종할 때 배를 보인다고 하는데 이는 단순한 복종자세가 아니다. 외부자극에서 안전하게 벗어나고 싶다는 신호이자 자신을 최대한 보호하려는 모습이다. 몸을 최대한 웅크려 똬리를 틀고 꼬리도 배 쪽으로 숨기면서 목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움츠린다면 이는 거의 공황상태에 빠져 있음을 의미한다. 이때 잘못 다가가면 공격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개가 싸우겠다는 의사가 있는 경우 몸의 중심을 앞에 두고 다리를 뻣뻣하게 편다. 머리와 귀도 앞으로 내민다. 꼬리는 바짝 세우고 끝만 살짝 흔든다. 이때 꼬리 흔드는 것을 호의적인 뜻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등 주위 털은 일괄적으로 세운다.

이 때 사람이 정면으로 계속 쳐다보면 개가 덤벼들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는 우선 몸을 약간 틀고 시선을 마주치지 않게 해 조심스럽게 상황을 정리해야한다. 개와 더 많은 신뢰감을 쌓고 싶다면 우선 그들이 보내는 신호를 정확하게 읽기 위해 노력해야함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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