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국계영리병원’ 제주 상륙…의료체계 뒤흔들 태풍 되나
‘첫 외국계영리병원’ 제주 상륙…의료체계 뒤흔들 태풍 되나
  • 신민우 기자 (smw@k-health.com)
  • 승인 2016.01.05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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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내국인 이용가능한 비급여 진료
ㆍ국내병원들 수익성 규모에 촉각
ㆍ외자 50%면 우회투자 가능
ㆍ“의료영리화 신호탄 될수도”

제주도 녹지국제병원(이하 ‘녹지병원’)이 국내의료체계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는 “문제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국내 최초 외국계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일각에서 의료영리화·우회투자 등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녹지국제병원 조감도.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녹지병원 사업계획서를 승인하고 제주도에 통보했다. 국내 첫 외국계영리병원인 녹지병원은 중국국영 부동산개발회사 녹지그룹이 778억원을 투자해 설립되며 의사 9명, 병상 47개, 성형외과·피부과·내과·가정의학과 등 4개 진료과로 운영될 예정이다.

문제는 녹지병원이 우리 건강보험제도의 근간인 당연지정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비급여를 감내하면 내국인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어 자칫 녹지병원이 의료영리화의 효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제주의약단체협의회는 “녹지병원을 시작으로 다른 경제자유구역에서의 외국계영리병원 설립이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복지부는 “병원규모·위치를 감안하면 국내보건의료체계에 큰 영향이 없다”는 주장이다. 내국인 중 누가 제주도 중소병원에서 비싼 진료를 받겠느냐는 것. 하지만 녹지병원을 시작으로 외국계영리병원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경우 ‘수익창출’에 대한 국내병원의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 지배적인 의견이다.

대한의사협회 신현영 홍보이사는 “외국계영리병원이 설립되면 수익위주로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다른 의료기관과의 역차별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국내병원들이 이를 문제 삼아 정부에 수익창출허용을 요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우회투자문제도 지적된다. 의료영리화 저지 및 의료공공성 강화를 위한 제주도민운동본부는 “외국자본이 50%만 유지되면 내국인도 얼마든지 투자가능하다”며 “영리병원에 대한 국내자본의 우회투자논란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복지부는 “녹지그룹이 100% 투자해 병원을 설립하는 만큼 우회투자는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국내자본이 투기자본을 통하거나 외국법인을 세워 투자하는 편법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은 “현재 관련제도가 미비해 얼마든지 국내자본의 우회투자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지난해 12월 21일 주간정책회의에서 의료영리화 논란에 대해 “녹지병원이 공공의료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는 실제 외국인영리병원을 만들고자 한 본래 취지와 각도가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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