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갈색 머리!” 동성제약, 대한민국 염색약 역사를 쓰다
“아름다운 갈색 머리!” 동성제약, 대한민국 염색약 역사를 쓰다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6.02.24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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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기업탐방 - 동성제약] ① 걸어온 길
ㆍ컬러염색시대 연 이선규 명예회장…‘나눔·실천·봉사’ 경영 이어와

헬스경향 ’대학(원)생 기업탐방단’이 두 번째로 찾은 기업은 ‘동성제약’입니다. 훼미닌과 정로환으로 잘 알려진 동성제약은 국내염모제(염색약)의 역사 그 자체입니다. 탐방단은 앞으로 동성제약을 직접 방문해 CEO와 대담하는 등 소통의 자리를 가질 예정입니다. 이에 앞서 동성제약의 과거를 돌아보고 탐방단이 생각하는 기업이미지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편집자 주

고 송음(松陰) 이선규(1924~2008) 명예회장은 1957년 우연한 기회에 동성제약을 인수하면서 그야말로 우연을 기회로 바꿨다. 그는 특유의 ‘한번 물면 놓지 않는’ 바닷가재정신으로 정로환, 양귀비, 훼미닌, 세븐에이트 등 수많은 히트제품을 생산하면서 특유의 뚝심과 근검절약정신으로 동성제약을 국내염모제 대표기업으로 성장시켰다.

 

 

■ 대학생탐방단이 본 동성제약

 

 


△끝없는 개발열정, 염색약 대중화시대 열다

이 명예회장이 인수할 당시 동성제약의 대표제품은 월 매출 약 400만원 규모의 염모제였다. 당시 염모제는 반드시 끓여서 사용해야했는데 그는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염색약시장에 미래가 없을 것으로 판단, 본격적으로 염모제연구에 매달렸다.

이 명예회장은 발전된 염모제기술을 배우기 위해 일본행에 나선다. 다시 돌아와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결과 결국 끓이지 않고 물에만 타도 염색이 되는 ‘양귀비 1호’를 개발한다. 결과는 이 명예회장의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양귀비 1호는 출시 이후 매달 1만개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아름다운 갈색 머리~” 훼미닌 성공신화

이 명예회장의 노력은 양귀비 1호 성공 이후에도 계속됐다. 신상품정보와 유행추이, 소비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한 달에도 몇 번씩 일본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그가 주목한 것이 바로 컬러염색. 당시 검은색에 국한돼 있던 염모제시장에 컬러염색을 제안한 것이다. 많은 이들의 염려 속에 결국 컬러염모제 ‘훼미닌’을 내놓는다.

이로써 우리나라 컬러염색시대가 막을 올렸다. 이 명예회장은 훼미닌을 출시하면서 광고아이디어는 물론 문안까지 하나하나 꼼꼼히 살폈던 것으로 유명했다. 광고대행사에서 짜온 콘티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세세한 부분까지 검토하며 정성을 기울였다. CF촬영이 시작되면 세트장에 제일 먼저 나가 연기지도부터 조감독역할까지 마다하지 않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러한 열정과 애착은 “아름다운 갈색머리-훼미닌”이라는 광고유행어까지 탄생시켰다. 이 광고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면서 시대를 대표하는 광고로 평가받고 있다.

△‘봉사하는 인생’ 철학으로 지속적 사회환원

동성제약이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아온 것은 기업이윤의 사회환원과 국민건강향상을 위한 꾸준한 노력 때문이다. 평소 이 명예회장은 긍정적인 사고방식으로 매사에 목표지향적인 삶을 강조했다. 또 ‘봉사하는 인생’이 그의 철학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수십년 간 소년소녀가장을 돕다가 1994년 공식적으로 재단법인 송음학술재단을 설립했고 한국어린이재단과 함께 ‘사랑을 나눕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청소년들에게 용기와 꿈을 주면서 내일의 주인공으로 나래를 펼 수 있게 했다.

동성제약 직원들은 이 명예회장의 ‘나눔, 실천, 봉사’의 유업을 받들어 1994년 사회공헌을 위한 봉사단을 발족했다. 동성제약은 이를 통해 기업 내 봉사문화를 키우고 있으며 소외된 곳을 돌봄으로써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 대학생탐방단이 본 동성제약

“훼미닌, 정로환…생활속에 늘 함께 했던 친숙한 기업”


대학생탐방단은 동성제약을 떠올렸을 때 가장 먼저 대표제품인 염모제와 정로환을 언급했다. 세븐에이트, 버블비 등 대표염모제의 제품명이 쏟아졌고 정로환과 관련해서는 본인이나 주변사람들이 복용했던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결국 일상 속에서 동성제약의 제품을 한번쯤은 듣거나 보고 직접 경험해봤고 이는 ‘친근감’과 ‘신뢰’라는 이미지로 연결됐다.

 

 

 

 

 

 

동성제약 사옥

 

 


먼저 염모제와 관련, 이화여대 약학과 6학년 서보경 학생은 “국내 대표염모제를 만드는 동성제약의 주력제품들은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고 이용해봤을 만큼 친숙하고 서민적인 이미지”라고 밝혔고 차의과대 약학과 5학년 전성률 학생은 “양귀비, 세븐에이트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만큼 염모제시장에서 독보적”이라고 말했다. 또 한양대 약학과 6학년 김명한 학생은 “올해 5주간의 약국실습기간 중 그간 봐왔던 유명한 염모제들이 동성제약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 동성제약 염색약 발전사

 

 


정로환과 관련해서는 각자의 일화들이 이어졌다. 한경대 식품생물공학과 4학년 정희준 학생은 “명절날 배탈이 나면 할머니께서 정로환을 주셨던 기억이 있어 친근하고 믿을 수 있는 약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했고 경희대 약학과 5학년 김재원 학생은 “아버지가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만성설사로 고생하셨기 때문에 집에는 항상 정로환이 있어 매우 친숙하다”고 설명했다. 또 이화여대 약학과 6학년 홍수정 학생도 “배가 꼬이는 느낌이 나면 정로환을 찾는다던 친구덕분에 ‘배탈에는 정로환’이 공식처럼 새겨져있다”고 말했다.

■ 동성제약 염색약 발전사

△1세대-가루형 염모제 ‘양귀비 1호’

 

 

 

 

 

 

1세대 <양귀비 1호>

 

 


염모제(염색약)의 역사는 가루타입에서 시작됐다. 1세대 가루형 염모제의 시작은 국내 첫 염모제였던 동성제약 양귀비 1호가 새치머리 커버용으로 인기를 끌면서부터였다. 기존의 끓여 쓰던 염모제는 편의성과 안전성에 문제가 있었는데 가루형 출시로 이러한 문제들이 상당부분 해소됐다.

△2세대-액체형 염모제 ‘훼미닌’

 

 

 

 

 

 

2세대 <훼미닌>

 

 


백발염색에 국한됐던 염모제시장에 컬러를 더한 것이 2세대 액체형 염모제다. 이를 통해 기존에 가루를 물에 섞어야했던 불편을 해소함은 물론 다양한 컬러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게 됐다.

△3세대-크림형 염모제 ‘세븐에이트’

 

 

 

 

 

 

3세대 <세븐에이트>

 

 


염모제시장은 1990년 이후 크림형 염모제를 통해 크게 도약한다. 크림타입의 경우 무향료 염모제로 출시되면서 암모니아냄새 등으로 집에서의 염색을 꺼렸던 소비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계기가 됐다. 또 튜브타입용기를 제작, 여러 번 나눠 쓸 수 있게 한 실용성도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자연스런 모발광택과 코팅효과를 더해 염색으로 인한 모발손상에도 신경을 쓰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4세대-거품형 염모제 ‘버블비’

 

 

 

 

 

 

4세대 <버블비>

 

 


4세대 염모제는 거품타입으로 혼자 하는 염색의 번거로움을 해결해주며 출시와 함께 염모제시장을 흔들었다. 각 브랜드별로 거품의 지속력, 염색컬러의 선명도, 모발손상도 등을 내세우며 치열하게 경쟁했다. 거품형 염모제는 제1제(염모제)를 버블용기에 담겨있는 제2제(산화제)에 붓고 혼합해 펌핑 하면 거품이 나오는 형태다. 거품을 손에 덜어 모발에 바른 뒤 샴푸하듯 손으로 조물조물 거품을 내주면 혼자 염색하기 어려웠던 머리 뒷부분까지 쉽게 염색할 수 있으며 긴 머리 염색에도 용이하다.

△5세대-천연염모제 ‘허브 스피디’

 

 

 

 

 

 

5세대 <허브 스피디>

 

 


그동안 화학염색약이 염모제시장을 이끌어왔다면 향후에는 옻 알레르기 걱정 없는 천연유래성분 염모제로 재편성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 화학성분 염모제는 피부트러블을 유발하는 PPD를 비롯해 암모니아 등 자극성분이 많았지만 이러한 부작용을 해소한 5세대 천연염모제가 각광받고 있다.

<헬스경향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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