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퇴행성질환, 제대로 알면 과잉진료 피할 수 있다
자연스러운 퇴행성질환, 제대로 알면 과잉진료 피할 수 있다
  •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김영범 진료부원장
  • 승인 2016.03.1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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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학이 눈부시게 발달했지만 사람의 몸을 젊게 만들지는 못한다. 우리 몸의 근육, 인대, 디스크(추간판), 힘줄(건) 등 근골격계 구조물은 세월이 흐르면서 퇴행성 변화가 일어난다.

우리나라는 현재 기대수명이 82세에 이르고 2018년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3%에 달하는 고령화사회로 접어든다. 이에따라 퇴행성질환도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퇴행성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기본적인 지식이 부족한데다 일부병원에서 과잉진료를 하면서 값비싼 치료비를 지불하고도 몸상태가 악화되는 일들이 드물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

김영범 진료부원장
     
 

단적인 예로 통증이 심하고 어깨기능을 떨어뜨리는 어깨힘줄(회전근개)파열은 증상이 경미하면 대부분 수술하지 않아도 된다. 퇴행성 변화로 인해 찢어진 힘줄을 수술해도 효과가 없고 이후 어깨고정으로 더 심각한 장애가 남기 쉽기 때문.

하지만 이런 의학지식이 없는 환자는 올바른 결정을 못하고 여러 병원에서 다양한 치료행위를 받게 된다. 어깨치료를 제대로 알고 적정진료를 추구하는 전문의를 만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으면 과잉진료를 받게 되고 이로 인해 증상이 더 악화될 수 있다.

근골격계구조물은 시간이 거꾸로 가지 않는 이상 퇴행성 변화를 겪는다. 무릎 내 관절연골, 전방십자인대, 허리디스크 등은 세월이 흘러 퇴화돼 파열되고 닳아서 얇아진다.

만일 반달연골이 파열됐을 때 이 상태가 병적 손상으로 치료가 필요한 것인지, 자연적인 퇴행성 변화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지에 대한 의학적 판단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는 전문영역이기 때문에 의사가 치료여부를 결정하겠지만 퇴행성 변화로 인해 반달연골이 파열될 수 있다는 의학지식쯤은 환자도 알아야 한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이상 퇴행성 변화로 인한 질환도 함께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퇴행성 변화로 몸에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사망했지만 이제 어지간한 사람들은 모두 퇴행성질환을 앓게 된 것이다. 건강보험공단 집계 결과 2015년 다빈도질환에 추간판장애(27만명), 척추병증(10만명), 어깨병변(10만명), 무릎관절증(10만명), 관절인대의 염좌긴장(9만명) 등이 각각 3, 8, 9, 10, 13위에 오른 것이 바로 그 근거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다. 지나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는 뜻으로 어깨, 허리, 무릎에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퇴행성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해 불필요한 치료나 과잉진료를 받는 경우 돈을 쓰고도 오히려 약해진 몸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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