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인공지능시대 오나
닥터 인공지능시대 오나
  •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
  • 승인 2016.03.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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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수억 건 영상빅데이터 활용 가능 영상의학 분야 위협
ㆍ직관 약점·의료분쟁 시 소재 불분명 등 무리 지적도

최근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은 발전된 인공지능의 현주소를 확인시켜줬다. 이제 인간의 고유영역으로 여겨져 온 의학마저 인공지능의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IBM사 슈퍼컴퓨터 ‘왓슨’은 세계적 암센터인 메모리얼 슬론케터링이나 MD앤더슨에서 암환자 진단부터 치료법까지 알려주고 있다. 인공지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과연 인공지능의 도전 앞에 의학은 인간의 전문영역으로 남을 수 있을까?

 

 

인공지능 진화로 인간만의 전문영역으로 분류되고있는 의학 분야마저 거센 도전을 받고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간만이 직관할 수 있는 영역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인공지능과의 상호협력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공지능의 거센 도전에 직면하게 될 분야로는 우선 영상의학이 꼽힌다. 현재 영상의학은 질병진단에서 매우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정확한 판독을 위해 전문적인 지식을 쌓은 영상의학과 의사는 엑스레이·CT·MRI영상 판독 후 질병유무를 구분해낸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과거 수억 건의 영상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어떻게 될까? 영상 빅데이터 활용은 판독오차범위를 축소시킬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알파고가 4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도 과거 16만건의 기보를 학습해 가장 승률이 높은 수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영상의학이 인공지능의 도전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영상 빅데이터 활용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미 인공지능의 빅데이터 활용은 시작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가상비서‘코타나’는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전을 비롯해 3·4위전을 제외한 15개 경기결과를 적중시켰다. 출전 팀의 과거전적, 지역접근성, 잔디상태, 날씨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 추론한 결과다. 페이스북도 페이스북에 업로드 된 사진 440만점 중 4030명의 얼굴 옆모습만 보고도 정면얼굴을 추정해내고 있다. 현재까지 인식률은 97.25%에 달한다.

이토록 무섭게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있지만 영상의학 전문가들은 아직 인간의 고유영역이 있다고 강조한다. 데이터 수집활용영역에서는 인공지능이 앞설 수 있겠지만 인간의 직관을 따라올 수 없기 때문에 인공지능은 정확한 판독이 이뤄지도록 돕는 보조역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서울대병원 한준구 영상의학과 교수는 “(알파고의 계산된 수를 설명한 뒤)인공지능이 영상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의사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도 보여줄 것”이라며 “하지만 의사를 대체할 수는 없으며 보조역할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료영역에 있어서의 오류는 환자생명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공지능이 주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많다. 서울성모병원 변재영 영상의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이 아무리 발전해도 일말의 오류가능성이라도 있다면 의사의 판독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쳐야한다”고 말했다.

또 의료분쟁에 있어서도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인공지능이 의사를 대체하기에는 무리라는 목소리도 있다. 삼성서울병원 이원재 영상의학과 교수는 “오류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가 문제”라며 “결국 의학적 영상판독은 인간의 영역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을 데이터만으로 판단하는 것과 전문의의 직관적 판독은 다른 이야기”라며 “영상이 똑같아도 결과가 다른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인간만이 구별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헬스경향 황인태 기자 ithwang@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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