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된 사회’ 당신은 어떤가요?
‘중독된 사회’ 당신은 어떤가요?
  • 조창연 의약전문기자
  • 승인 2013.01.18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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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4대 중독에서 벗어나자

사회·경제적 비용만도 109조5000억원
예방·치료시스템 등 국가정책 변화 시급 

우리나라는 국민 8명 중 1명이 중독자인 이른바 ‘중독사회’다. 우리나라에서 구분하고 있는 대표적인 중독의 종류는 ‘도박’ ‘알코올’ ‘인터넷’ ‘마약’이며 이들을 총칭해 4대 중독으로 부른다. 최근 중독포럼 이해국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들 4대 중독자가 우리나라 인구 약 5000만명 중 618만명에 달한다. 
 
또 4대 중독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만도 109조5000억원에 이른다. 도박중독자가 220만명에 사회적 비용 78조2000억원, 알코올중독자 155만명에 23조4000억원, 인터넷중독자가 233만명에 5조4000억원, 마약중독자가 10만명에 2조5000억원이다. 이는 약 5조~6조원 사이의 흡연, 11조원 정도의 암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수준이다. 서울시 예산이 약 20조원임을 감안하면 그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중독의 심리학’ 저자이자 중독치료전문가 크레이그 네켄이 말한 “중독이라는 질환은 인간의 아주 깊은 내면에서 시작돼 인간의 가장 깊숙한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에 쉽게 거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는 말을 곱씹으며 중독자들이 하루 빨리 사회에 복귀하기를 바란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심각한 중독사회가 된 원인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우선 4대 중독에 대한 용이한 접근성과 취약한 예방치료시스템을 꼽는다. 그나마 마약의 경우 형사처벌을 통해 억제하고는 있지만 알코올 등 나머지에 대해서는 접근성을 제한할 만한 정책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누구나 자연스럽게 중독에 이르게 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예방·치료서비스기관이 드물고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것도 문제다. 2010년 기준 알코올사용장애로 치료받은 환자 수는 10만433명으로 추정환자 중 6.5%에 불과하며 알코올상담센터가 설치돼 있지만 2011년 치료받은 사람은 5521명으로 전체의 0.36%만이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마약중독의 경우 치료보호전담부서인 복지부와 사법부의 협력체계가 취약해 마약퇴치운동본부에 위탁한 교정시설·보호관찰소프로그램, 기소유예조건부 재활교육프로그램 정도에만 의존하고 있어 접근성이 취약하다. 도박중독도 2011년 치료서비스를 제공받은 사람이 706명에 불과하며 인터넷중독 역시 명확한 정의가 없을뿐더러 일부 심리검사 등에 대한 지원 이외의 의료기관 연계서비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큰 문제는 중독에 대한 범부처 협력구조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중독은 정부 차원에서 예방과 치료업무를 관장하는 보건복지부가 주도적으로 관리하고 담당해야 하는 문제인데도 알코올·마약을 제외하고는 개입이 취약한 실정이다. 도박의 경우 아예 복지부의 참여 자체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결국 4대 중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가정책이 보다 적극적으로 변화해야만 한다. 전문가들은 중독관리법을 제정해 적극적인 보호환경을 조성하고 국민 인식개선을 위해 중독에 대한 전략적 예방과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모든 중독물질과 광고에 경고문을 부착하고 문구의 크기·위치·색상 등에 대한 규정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중독문제 예방을 위한 연구를 보다 강화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보다 확산시켜 중독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여기에 중독자를 위한 재활센터 등을 확충해야 한다. 그래야만 중독자가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중독의 심리학’ 저자이자 중독치료전문가 크레이그 네켄이 말한 “중독이라는 질환은 인간의 아주 깊은 내면에서 시작돼 인간의 가장 깊숙한 욕망을 자극하기 때문에 쉽게 거부할 수 없다는 점에서 특히 위험하다”는 말을 곱씹으며 중독자들이 하루 빨리 사회에 복귀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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