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중독 기획]①도박중독, 의지문제 아닌 질병
[5대 중독 기획]①도박중독, 의지문제 아닌 질병
  • 현정석 기자 (michael@k-health.com)
  • 승인 2016.04.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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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도박은 나쁜 습관? 치료 시급한 질병!

유명연예인이나 스포츠선수들이 불법원정도박사건에 휘말리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삼성라이온즈 야구선수들이 불법원정도박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유명개그맨이나 가수의 도박소식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일반인도 도박중독에 쉽게 걸리는 것은 매한가지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발표한 ‘2014 도박문제관리백서’에 따르면 일반인의 도박중독률은 5.4%로 만20세 이상 인구 3822만명 중 207만명이 중독자로 추정된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만도 100조원에 이른다.

도박은 중독이다. 문제는 도박을 습관이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도박의 정의는 ‘불확실한 결과가 수반되는 우연성 있는 게임 등에 자발적으로 금전 등을 거는 것’이다. 넓은 개념으로 보면 주식투자부터 운동경기나 숫자, 동물, 기구를 이용한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도박으로 분류돼 정부통제를 받는 것은 경마, 경정, 경륜, 투우, 카지노, 복권, 스포츠토토 등이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이들 분야의 산업규모는 2014년 기준으로 17조원인데 비해 불법도박규모는 75조원을 넘는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국내 불법도박시장규모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문제는 20대 도박경험자 중 다수가 10대부터 도박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여기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온라인도박게임이 큰 영향을 끼친다. 과거에 비해 어린 나이에 도박에 노출되고 빠른 속도로 중독증상이 심해진다. 또 도박 빚을 지더라도 주변에서 갚아주기 때문에 치료가 점점 늦어진다. 중독정신의학회 최삼욱 국제이사는 “도박중독의 경우 금단증상은 다른 중독과 같지만 거짓말을 하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도박중독자는 자극추구형과 현실도피형으로 구분된다. 자극추구형은 도박에서 승리할 때 쾌감을 즐기는 도박꾼으로 다양한 도박을 즐기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자극을 찾는다. 현실도피형은 우울·불안·스트레스, 이혼 등 정서적·환경적 측면과 관련이 깊다. 늦게 도박을 시작했거나 여성중독자들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중독정신의학회 하주원 기획간사는 “처음 큰돈을 땄을 때의 희열은 점점 더 큰 욕망을 부르기 때문에 빨리 치료받지 않으면 도박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독정신의학회 이계성 사법법제이사는 “처음 우연히 딴 것을 평소 실력이라 과신하게 되지만 도박에서는 돈을 잃을 수밖에 없다”며 “재정파탄이 오기 전 빨리 도박중독을 치료하지 않으면 주변과의 불화로 자살까지 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도박중독은 의지로만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치료해야하는 질환이다. 모든 질병과 마찬가지로 도박중독도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받아야한다. 정부도 중독자를 대상으로 지난 3월부터 1년간 30만원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한국도박관리센터에 회원으로 등록하고 정부에서 지정한 도박중독병원에 가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헬스경향 현정석 기자 michael@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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