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건강은 바른 자세에서 시작…근본원인 해결해야
척추건강은 바른 자세에서 시작…근본원인 해결해야
  •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김영범 진료부원장
  • 승인 2016.04.22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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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의 젊은 남자가 잠에서 깨면서 시작된 허리, 왼쪽 다리 뒤에서 당기는 듯한 통증 때문에 병원에 방문했다.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심해 세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특별히 허리에 무리를 주거나 외상이 일어나지도 않았다.

사무직인 그는 거의 하루 종일 의자에 앉아 근무했고 40분 정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고 한다. 엑스레이촬영 결과 요추가 대나무처럼 곧게 뻗어 있었고 MRI에서는 요추4번 추간판수핵 후방탈출소견이 관찰됐다.

젊은 남자의 엑스레이와 MRI사진, 정상적으로는 C자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할 요추가 곧게 뻗어 있다. 요추 4번 추간판 수핵의 물이 빠져 블랙디스크의 형태를 띠고 있으며 수핵이 뒤로 빠져 있다.

이 경우 사실 특별한 치료가 없이도 올바른 자세만 몇 주간 유지하면 저절로 좋아질 확률이 높다. 물론 약이나 재활치료를 통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만큼 고통스럽다면 경막외주사시술로 1~2일 만에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디스크가 생긴 원인을 교정해 재발을 막는 것이다.

김영범 진료부원장

예컨대 몽둥이에 맞은 팔에 타박상이 생겼다고 하자. 이 때문에 병원을 찾아도 몽둥이질을 멈추지 않는다면 치료는 일시적인 통증완화 외에는 의미가 없다. 허리디스크환자의 관심은 순간의 고통을 완화하는 데 쏠려 있다.

하지만 여기에만 신경 쓰다가는 원인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임시방편식의 치료가 될 것이 자명하다. 몽둥이질을 멈추는 것처럼 추간판을 탈출시켜 허리디스크통증을 유발한 원인교정이야말로 핵심치료다.

앞서 언급한 젊은 남자의 추간판탈출원인은 일상생활에서 잘못된 자세를 유지하다가 발생한 척추전만소실이었다. 다시 말해 C자 모양이어야 할 척추뼈가 곧은 일자로 변형된 것이 추간판탈출의 근본원인인 것이다.

허리척추는 30~50도정도 C자 모양으로 휘었을 때 충격을 가장 잘 흡수, 추간판이 후방으로 탈출하려는 힘이 줄어든다. 실제로 정상요추전만을 가진 척추와 요추전만이 소실돼 일자형태인 척추를 비교해 보면 후자에서 추간판이 탈출하려는 힘은 크게 10배까지 차이가 난다.

똑같은 물건을 들었을 때 허리디스크발병의 위험성이 더 커지는 셈이다. 요추추간판탈출로 진료실을 찾는 환자 대다수가 허리의 C자 곡선이 소실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정상요추는 30~50도의 각도로 전만을 유지한다. 이때 허리충격을 가장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으며 추간판의 후방탈출을 유발하는 압력을 줄이는 등 위험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앞서 말한 젊은 남자의 통증은 당일 시술했던 경막외주사시술로 다음 날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치료가 끝났다고 생각해 이전처럼 생활한다면 머지않아 재발하고 허리 역시 점점 더 망가질 것이다.

허리디스크의 치료는 당시 통증완화로 치료가 끝나는 것이 아니며 근본적인 질환원인을 바로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정상요추전만을 가진 추간판(왼쪽)과 요추전만소실로 디스크충격흡수능력이 저하돼 발생한 다발성추간판탈출증 사진(오른쪽). 요추척추의 C자곡선 유무에 따라 추간판을 탈출시키려는 힘차이가 10배까지 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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