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은 기자의 약 X-파일]약 부(副)작용의 두 얼굴…때때로 예기치 않은 성과도
[손정은 기자의 약 X-파일]약 부(副)작용의 두 얼굴…때때로 예기치 않은 성과도
  •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승인 2016.05.11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의 부작용은 ‘부(不)정적인 작용’이 아니라 생각했던 약효 외에 의도하지 않게 나타난 ‘부가적인 작용’을 뜻한다. 영어로 ‘side effect’라고 표기하는 것도 이런 의미에서다.

약의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부작용은 개발실패로 끝나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치료제개발로 이어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발기부전치료제 ‘비아그라’가 대표적인 예다.

비아그라는 애초 실데나필성분의 혈관확장효능을 통해 협심증치료약물로 개발되고 있었다. 하지만 임상과정에서 기존치료제에 비해 우월한 효과를 보이지 못하면서 실패로 끝나는 듯 보였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부작용이 발견된다. 심장동맥을 확장하는 효능은 떨어졌지만 예상치 못했던 음경혈관확장에 효과를 나타낸 것이다. 실제 협심증치료제 개발임상시험에 참여했던 남성환자들은 발기증상을 부작용으로 호소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개발사인 화이자가 기존의 협심증치료제에서 방향을 틀어 발기부전치료제로 제품화를 결정하면서 제약역사에 길이 남을 획기적인 신약 비아그라가 탄생하게 된다.

대표적인 탈모치료제 ‘미녹시딜’도 부작용을 응용해 만들어진 경우다. 미녹시딜은 원래 혈압약으로 개발되고 있었는데 복용환자들에게서 털이 많아지는 부가작용이 발생했다. 모세혈관을 확장, 모세포를 활성화시켰기 때문이다. 이를 탈모에 응용해 지금은 탈모치료제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약의 부작용이 다른 질환자들에게 신약이 되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대부분은 설사, 두통, 두드러기 등 경미한 증상에서 때로는 생명에 위협을 줄 정도로 심각한 해를 끼치기도 한다. 실제로 협심증치료제 복용환자에게는 비아그라가 사망할 수도 있을 만큼 치명적이다. 약의 효능과 함께 부작용에 대한 관심도 꼭 필요한 이유다.

<헬스경향 손정은 기자 jeson@k-health.com>
(ⓒ 경향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