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협착증 vs 허리디스크, 뭐가 다르지?
척추협착증 vs 허리디스크, 뭐가 다르지?
  • 근로복지공단대구병원 김영범 진료부원장 (kdoctor99@naver.com)
  • 승인 2016.06.20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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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통을 겪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척추협착증(척추관 협착증)과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를 구분하지 못하고 사용한다. 허리와 엉덩이, 다리에 통증이 있으니 비슷한 것 같아 사실 일반인들은 구분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김영범 진료부원장

하지만 이 둘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협착증과 디스크는 병의 특징과 증상, 향후 병의 진행양상이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척추협착증에 대해 알아보자.

노화와 과사용으로 척추에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면 뼈와 연골들은 비후돼 커지게 된다. 필자는 환자들에게 쉽게 설명하기 위해 직업적으로 손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 손이 닳아서 가늘어지지 않고 오히려 뼈가 더 자라서 손마디가 굵어지는 예를 들곤 한다.

이렇게 뼈와 연골들이 비후되면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좁아지게 되는데 척추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강이 과도하게 좁아지면 신경들이 눌려 다리, 엉덩이, 허리 부위에 통증이 발생하는데 이 질환이 척추협착증이다.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의 하나로 주로 65세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게 된다.

척추협착증은 척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척추신경이 여러 구조물에 압박돼 다리와 허리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빨간색 원은 척추강을 나타낸다. 척추협착증의 경우에 척추강이 좁아진 모습이 관찰된다.

척추협착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간헐적 파행이다. 간헐적 파행이란 가만히 앉아서 쉴 때는 불편감을 느끼지 못하지만 걸으면 주로 엉덩이와 양하지에 통증이 발생해 오래 걷지 못하고 자주 쉬게 되는 증상을 말한다.

척추협착증환자들은 주로 허리를 펼 때 통증이 심해지고 허리를 구부릴 때는 통증이 완화돼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를 자주 취하게 된다. 이런 현상은 허리를 펼 때 해부학적으로 척추강의 신경이 지나가는 공간이 더 좁아져 신경을 더욱 압박하기 때문에 나타난다.

이런 이유로 산을 올라갈 때보다는 내려올 때, 계단을 올라갈 때 보다는 내려올 때, 허리를 펴는 자세를 하게 되므로 통증은 더 악화된다. 하지만 반대로 마트에서 쇼핑카트를 끌 때, 자전거를 탈 때, 의자에 앉아 있을 때는 허리가 굽혀지는 자세가 되면서 통증이 줄어든다.

심한 척추협착증을 오래 앓은 어르신들의 경우 허리는 앞으로 굽고 무릎은 완전히 펴지지 않고 굽어 있는 모습으로 지팡이로 지탱하며 걷게 돼 소위 ‘꼬부랑 할머니’라고 불리게 된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심한 척추협착증으로 허리를 굽혔을 때 통증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허리를 굽혔을 때는 자연적으로 무릎을 굽히며 걷게 되는데 이 자세가 오랜 시간 굳어졌기 때문에 꼬부랑 자세가 만들어진 것이다.

심한 척추협착증이 오래 지속될 경우 허리와 무릎이 굽어진 상태로 걷게 된다.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는 신경을 누르지 않고 심한 염증의 발생으로 통증을 만들기도 하지만 추간판 탈출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을 누르게 된다. 그렇다면 척추관 협착증과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허리디스크는 디스크(추간판)라는 부드러운 연부조직의 돌출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인 반면 척추관 협착증은 뼈, 연골, 인대 등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딱딱해진 조직에 의해서 신경이 눌려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디스크는 외상이나 과부하로 순간적으로 짧은 시간에 허리에 새롭게 증상이 나타나거나 가벼웠던 통증이 갑자기 심하게 악화될 수 있다. 디스크가 저절로 흡수되면 1~3개월 안에 증상이 저절로 호전될 수도 있다.

하지만 척추협착증은 오랜기간 점진적인 퇴행성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질환으로 딱딱하게 굳어진 조직에 의해 기계적으로 신경이 눌리게 된다. 따라서 이는 빨리 커지거나 저절로 작아지지 않기 때문에 증상이 단시간에 크게 악화되지도 않지만 저절로 증상이 호전되지도 않는 특징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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