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유독 민감한 ‘장(腸)’ 한방으로 따뜻하게
여름철 유독 민감한 ‘장(腸)’ 한방으로 따뜻하게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07.08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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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인 과민성 장증후군 취약해, 장기능강화하는 한약·침치료 도움

#직장인 A씨는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종종 빙수를 즐긴다. 꿀 같은 점심시간에 빙수와 함께 담소를 나누며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곤 하지만 또 다른 스트레스는 피할 수 없다. 바로 찬 음식만 들어가면 배가 아프고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것이다. 소화제도 일시적인 효과밖에 없자 A씨는 더 이상 동료들과 즐기는 빙수가 반갑지가 않다.

흔히 몸이 차고 소화기가 약한 사람에게는 ‘찬 음식’이 안 좋다고 알려졌다. 실제 체질적으로 소화기가 취약한 ‘소음인’ 체질에서 ‘과민성 장증후군’이 많다. 과민성 장증후군은 특히 여름철 찬 음식에 복통과 설사가 잦은 것이 특징. 진통제와 지사제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매번 약을 복용해야 하는 것인지 고민되기 마련이다. 한방에서는 찬음식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기 위해 장기능을 강화하는 한약치료를 시행한다.

소음인 체질이라면 여름철 찬 음식 특히 주의해야

여름철에 배가 아프면 혹시 음식이 상했는지 의심하게 되지만 더운 날씨에 속이 차가워져 배탈이 나는 경우가 많다. 날씨가 더우면 우리 몸은 열을 내리기 위해 몸속 혈액이 피부 쪽으로 집중돼 땀을 배출하게 된다. 따라서 겉으로는 뜨거운 듯 느껴져도 속은 차가워지는데 여기에 찬 음식이 들어가게 되면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금방 탈이 나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복무열통(腹無熱痛), 두무냉통(頭無冷痛)’(머리는 시원하고, 배는 따뜻해야 아프지 않다는 뜻)으로 따뜻해야 할 복부가 차가워지면 배탈이 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모두가 찬 음식에 배탈이 나는 건 아니다. 그럼 어떤 체질이 유독 취약할까? 소화기가 약한 ‘소음인’이 주로 이에 해당된다. 다른 체질보다 복부가 차고 소화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에 찬 음식에 더욱 민감하다.

하지만 다른 체질도 예외는 아니다. 체내 소화효소는 35~40도 사이에서 원활하게 분비되는데 찬 음식에 소화기관온도가 낮아지면 소화흡수가 원활하지 못해 누구든 배탈이 날 수 있는 것이다.

소음인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한방진료를 통해 정확한 감별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하체에 비해 상체가 약하거나 ▲속이 차고 체력이 약하며 ▲피로감을 잘 느끼고 ▲수족냉증에 알레르기질환이 잘 생기면 소음인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 국민의 약 27%가 소음인으로 보고됐다. 그만큼 여름철 찬 음식으로 속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한방에선 장기능 강화하는 한약치료와 침·뜸치료 병행

한방에서는 장기능을 강화하고 배를 따뜻하게 하는 한약치료를 우선 시행한다. 백출, 육계, 복령, 감초, 곽향, 진피 등이 대표적인 약재다. 더불어 속을 따뜻하게 하는 뜸 치료(배꼽 아래의 관전, 배꼽 주위의 기해)와 막혀있는 기운을 풀기 위해 합곡(손등에서 엄지와 검지가 만나는 지점), 내관(손목 중간에서 팔 쪽으로 5~6cm 떨어진 지점), 태백혈(엄지발가락 안쪽 발바닥과 만나는 지점)등 부위에 침치료를 같이 하면 효과가 배가 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소화기보양클리닉 고석재 교수는 “‘과민성 장증후군’에 대한 한약 효과가 과학적으로 입증됐다”며 “장내 유익한 세균이 증가해 장기능이 향상됨으로써 ‘과민성 장증후군’ 증상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여름철 찬 음식의 유혹을 떨치기는 쉽지 않다. 이왕 찬 음식을 먹고 싶다면 메밀, 콩국수 등에 파전과 오이를 곁들이면 좋다. 이열치열이란 말이 있듯이 소음인에게는 속을 따뜻하게 하는 추어탕, 삼계탕, 대추, 마 등이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적합하다.

고 교수는 “여름철 찬 음식에 잦은 배탈로 고생한다면 본인의 체질을 정확히 감별해 볼 필요가 있다”며 “배를 따뜻하게 하는 생활습관을 들이고 과민성 장증후군에 효과적인 한약치료로 찬 음식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면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다”고 말했다.

TIP. 혹시 나도 ‘과민성 장증후군’ ?

※ 이 중 5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한의사와 상담을 받을 것을 권합니다.

1. 설사 또는 변비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됐다.

2. 배가 자주 아프거나 그득한 편이다.

3. 차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바로 화장실을 가는 편이다.

4. 스트레스를 받으면 배가 아프거나 설사가 발생한다.

5. 평소에 트림이나 방귀 증상이 많은 편이다.

6. 소화가 되지 않은 대변을 자주 본다.

7. 대변에 끈적거리는 점액이 자주 보인다.

8. 배에서 물소리나 장이 움직이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9. 갈비뼈 아래나 옆구리가 답답하고 불편한 증상이 있다.

10. 평소 얼굴색이 누런 편이거나 좋지 않다.

11. 평소에 쉽게 피로감을 느끼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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