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으로 인한 탈수예방, 이온음료보다 맹물이 최고
폭염으로 인한 탈수예방, 이온음료보다 맹물이 최고
  • 헬스경향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 승인 2016.08.1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입추가 지났는데도 폭염이 계속되면서 여기저기서 ‘더위 먹었다’는 말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서 ‘먹는다’는 표현에는 어떤 물리적·감정적 자극을 받아들인다는 의미가 있다. ‘겁먹다’도 마찬가지 표현으로 이는 식겁(食怯)의 우리말이다. 더위를 먹은 경우 한의서에서는 식서(食暑) 대신 중서(中暑)라고 했다. 중풍(中風)의 중(中)자와 마찬가지로 무언가에 ‘적중됐다’는 뜻이다.

중서, 즉 더위 먹은 병을 요즘에는 온열질환이나 일사병, 열사병 등으로 표현한다. 일사병은 땀을 많이 흘리면서 탈수가 생기고 전해질균형도 깨진다. 열사병은 체온조절이 안 되면서 의식불명에 빠지고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모두 체온을 낮추면서 동시에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기본처치법이다.

여름철 지나친 땀으로 인해 탈수가 일어난 경우 적당량의 전해질이 포함된 이온음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온음료가 없다면 생리식염수농도(NaCl 0.9%)로 만들면 되는데 생수 1리터에 천일염 9g 정도를 녹여 마시면 된다. 하지만 탈수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면 이온음료보다는 그냥 맹물이 좋다.

한동하 한의학박사/한동하한의원 원장

수분은 농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움직이면서 농도를 비슷하게 맞추려고 한다. 이것을 삼투압현상이라고 하는데 우리 몸에서도 일어난다. 체액은 일정한 삼투압(약 290mOsm/L; 리터당 290 밀리오스몰)을 갖고 있어 삼투압이 거의 ‘0’인 맹물을 마시면 자연스럽게 수분이 체내로 이동한다. 짠 음식을 먹으면 물이 많이 먹히는 것도 삼투압을 통해 농도를 조절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보통 이온음료에는 포도당이나 미네랄이 포함돼 있고 삼투압(약 320~370mOsm/L)이 체액보다 높아 정작 수분은 체내로 잘 흡수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체액의 삼투압과 비슷하거나 약간 낮게 맞춘 이온음료가 출시되기도 했다.

이온음료는 수분을 보충하는 용도가 아니라 전해질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이해해야한다.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맹물이나 체액과 비슷한 생리식염수를 마시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가 맛이 없어 여기에 당분을 첨가한 것이 이온음료다.

이온음료는 체액과 비슷한 상태의 전해질음료이지만 가장 큰 차이라면 바로 당도가 높다는 것이다. 보통 시중이온음료의 당도는 6% 정도다. 이는 각설탕 7~8개 정도가 들어있는 양이다. 역시 체액에 비해 삼투압을 높이는 원인이 된다.

간혹 평상시에도 이온음료를 즐겨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별 의미 없다. 우리 몸은 항상성 때문에 전해질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따라서 탈수 전 마시는 이온음료의 미네랄(전해질)은 다시 소변으로 모두 빠져 나간다. 운동 전에 미리 먹는 소금도 의미 없다. 그냥 맹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이뇨작용이 있는 카페인음료나 알콜올음료 등도 일시적으로는 수분보충이 되지만 결과적으로 마신 양보다 더 많은 수분을 소변으로 배출하기 때문에 적절한 수분보충방법이 아니다. 시중의 일반탄산음료는 당분이 10% 이상으로 수분흡수가 방해되는데다 더욱이 갈증을 유발해 역시 바람직한 수분섭취방법이 아니다.

덥다고 해서 너무 찬물을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아침에 일어나 냉수 한 잔이 한때는 최고의 건강법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몸에 스트레스만 줄 뿐이다. 차가운 물이 변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장을 불편하게 한 결과다. 상온이나 체온과 비슷한 물이 한결 좋다.

물은 평소 갈증이 나기 전에 천천히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물도 씹듯이 마시면 흡수율도 높아진다. 무엇보다도 탈수를 예방하고 수분보충을 위해서라면 그냥 맹물을 마시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