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치아관리의 기본 ‘똑똑한 양치습관’
반려동물 치아관리의 기본 ‘똑똑한 양치습관’
  • 헬스경향 VIP동물의료센터 최이돈 원장
  • 승인 2016.10.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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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특성상 아파도 아프다고 제대로 표현할 수 없고 또 직접 들여다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치과질환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3살 이상의 개와 고양이 중 약 85% 정도가 치료해야할 정도의 치주염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 정말 많은 반려동물이 치과질환을 앓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치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주의해야할까?

동물마다 차이는 있지만 병원에 오는 강아지 중 약 16% 정도에서 치아파절(이빨 깨짐)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많은 개에서 이빨이 깨지는 이유는 대부분 음식이 아닌 뭔가 딱딱한 물질(쇠창살, 나무, 돌, 장난감 등)이나 다른 동물의 뼈, 질이 낮은 개 껌 등을 씹다가 다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이빨을 다치면 심한 통증과 함께 깨진 치아를 통해 세균감염이 일어나 결국 치아를 잃게 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교육을 통해 행동교정을 해주거나 그것이 힘든 상황이라면 주위에 그런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물건을 치워주는 것이 좋다. 장난감과 간식을 선택할 때도 너무 딱딱한 것은 피해야한다.

최이돈 VIP동물의료센터 원장

개와 고양이의 치과질환 중 거의 대부분이 치주질환이다. 치주염의 주원인인 치석이다. 음식물찌꺼기와 구강세균이 만나 생긴 하얀 물질을 치태라고 한다. 치태와 침에 들어있는 미네랄이 합쳐져 치아표면에 딱딱한 돌처럼 굳어진 것이 바로 치석이다.

치주염이란 세균덩어리인 치석에서 내뿜는 여러 독소와 염증인자들이 치아 뿌리와 주변구조물을 공격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것이 방치되면 치아뿌리를 잡고 있던 뼈가 녹아 이빨이 흔들리다가 저절로 빠진다. 이뿐 아니라 치주염은 심장, 간, 신장, 관절 등 전신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어 반드시 동물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한다.

치주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먼저 올바른 양치질습관을 들여야한다. 음식을 섭취한 후 치태가 만들어질 때까지는 24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동물전용치약과 칫솔을 이용해 양치질하면 치주염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하지만 습관이 안 된 동물에게 양치질을 시키기란 쉽지 않다. 처음부터 딱딱한 칫솔을 강제로 입에 들이대면 일단 익숙하지 않은 물건에 대한 두려움이 먼저 생겨 그 상황을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친다. 이때 보호자들은 얼굴을 더 꽉 잡고 힘을 주게 되는데 처음에는 힘의 원리에 의해 어떻게 억지로 제압했지만 이를 간파한 동물은 두 번째 양치질의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

양치질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다음의 네 단계를 한 주씩 차례대로 4주에 걸쳐 실행하면 최소한 50% 이상에서 성공할 수 있다. 가급적 어린 나이에 시작하면 성공률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기를 권한다.

첫 주에는 손가락에 2cm 정도 치약을 짜 간식대용으로 동물에게 먹인다. 이때 주의할 것은 치약을 먹게 하는 일 외에 다른 어떤 액션도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동물전용치약은 먹어도 전혀 해가 없다)

둘째 주에는 치약을 먹는 데 익숙해졌다면 치약을 맛있게 먹고 있을 때 손가락에 치약이 발린 손가락을 동물의 볼주머니에 살짝 넣어 잇몸을 한번 만져본다. 이후에는 그냥 다시 치약을 먹여준다.

셋째 주가 돼 치약도 간식처럼 잘 먹고 손가락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경계심이 거의 없어졌다면 일단 성공률이 높아졌다고 보면 된다. 이 때 치약을 칫솔에 짜 먹여본다. 칫솔이 낯선 물체지만 이미 2주 동안 치약 맛을 알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경계해도 이내 곧 치약의 맛을 찾을 것이다.

마지막 넷째 주에는 칫솔에 치약을 짜 칫솔 사이에 치약이 들어가도록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준다. 그 후 반려동물 앞에 두면 이미 3주간 치약이라는 간식의 노예가 된 터라 냄새를 몇 번 맡은 후 치약이 곳곳에 낀 칫솔모를 혀로 핥기 시작하다가 이빨로 물고 핥게 된다.

그 때 눈에 보이는 이빨부터 살살 닦아주면서 잘하면 칭찬해주는 의미로 치약을 짜 먹이는 것을 반복한다. 이런 훈련이 반복되면 양치질이 공포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간식 먹는 즐거움과 비슷한 좋은 기억임을 경험으로 인식하게 된다.

사람에게 치아건강이 오복 중 하나라고 하듯이 동물에게도 먹고 씹는 즐거움은 무엇보다 우선시되는 즐거움이다. 반려동물의 치아관리에 있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시간을 할애한다면 깨끗하고 건강한 치아를 평생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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