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의 관리소홀로 폐기된 혈액이 최근 5년간 26억94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 의원(새누리당)이 대한적십자사(이하 적십자)에서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부적격 혈액폐기현황’에 따르면, 2012년~2016년 6월까지 부적격판정을 받아 폐기된 혈액이 총 73만8644유닛(13만여 리터)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455명의 서울시민이 1년 동안 사용하는 수돗물의 양과 비슷하며 금액으로 추산하면 380억원에 이른다는 것.
혈액폐기사유는 채혈 후 B형간염, C형간염, HIV, 매독, 말라리아 등 혈액관리법에서 규정하는 혈액의 적격여부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폐기된 것이 58만9288유닛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고 적십자의 과실인 보존기간경과, 응고·오염 등으로 인한 폐기혈액은 5.7%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적십자는 혈액확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만도 11억8000만원이 투입되는 등 해마다 예산을 증액하고 있다. 또 최근 5년간 헌혈자수는 2012년 254만2495명에서 해마다 증가해 2015년 287만2155명, 올해만도 6월까지 130만6869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혈액제재 생산량도 2015년 640만2676유닛에 달하는 등 증가추세다.
문제는 예산과 헌혈자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부적격판정을 받아 폐기되는 혈액 역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부적격판정을 받아 폐기되는 혈액 중 적십자사 관리소홀로 인해 폐기되는 혈액이 2014년까지 꾸준히 증가해 2012년 7241유닛, 2013년 8489유닛, 2014년 1만2623유닛, 2015년 1만40유닛이었으며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6억9400만원에 이른다. 또 폐기비용만도 1억2300만원에 이른다.
성일종 의원은 “국민들이 소중한 마음으로 모은 혈액을 관리부주의로 폐기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관리소홀로 인한 혈액폐기량 증가, 직원들의 업무태만으로 인한 국고낭비 등 혈액안전관리 전반에 걸쳐 경각심을 갖고 적십자 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