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범 원장의 ‘중국의료 분투기’] ⑤ 헌신과 노력이 마음먹은 바를 이뤄낸다
[홍성범 원장의 ‘중국의료 분투기’] ⑤ 헌신과 노력이 마음먹은 바를 이뤄낸다
  • 홍성범 서울리거상해병원 원장
  • 승인 2016.10.2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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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세계 곳곳서 인정받는 의료 꿈꿔
ㆍ선교사 영향 헌신하는 삶 배워 해외의료 전진기지 구축할 것

이 칼럼은 우리나라의 성형의료기술과 노하우를 중국에 수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홍성범 원장의 솔직한 고군분투기입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중국의료시장에서 홍 원장은 국내 성형의료기술을 중국에 전파하고 수출하기 위해 한해의 절반이상을 상해에 거주하면서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이 글이 독자들에게는 중국시장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흥미를, 국내병원과 젊은 의료진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편집자 주>

 

 

우리나라에서 의과대학에 다니다보면 거의 필수적으로 관현악을 접하게 된다. 필자는 음악에 큰 취미는 없었지만 의대시절 노르웨이 작곡가 그리그를 좋아했다. 노르웨이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한 그의 서정적인 곡들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너무도 부드럽게 표현했다.

사실 어린 나이에 클래식을 접하게 된 것은 선친의 영향이 컸다. 선친은 1912년생으로 대구의 성 유스티노신학교를 다니셨다. 선친이 당시 스승으로 모신 신부들은 모두 외국인이었고 그 영향으로 라틴어를 포함한 6개 국어가 가능했다. 선친은 후일 제주 미국공보원장을 지내면서 제주도를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건강으로 인해 신학교를 휴학하는 개인적 아픔을 겪으면서 서양의학의 우수함을 일찍 체험할 수 있었다.

제주는 1900년대 초기부터 가톨릭교세가 어느 지역보다 빠르게 전파된 지역이다. 필자의 집안 역시 독실한 가톨릭집안으로 지금도 주말에는 진료를 마친 후 항상 상해 한인가톨릭성당을 방문해 주임신부와의 교분을 이어가고 있다.

갑자기 가톨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왜 조국인 대한민국을 떠나 중국 상해에서 의료인의 삶을 살고 있느냐에 대한 작은 동기를 말하고자 함이다.

필자가 작곡가 그리그의 곡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곡처럼 내성적이고 수줍은 성격을 지녔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필자를 말할 때 흔히 성공한 성형외과 의사, 국내 안면윤곽의 새로운 수술법을 개척한 의사, 보톡스·필러생산업체인 휴젤 성공신화를 쓴 대주주로 평가하곤 한다. 하지만 사실 필자는 오직 작은 수술실에서 조용히 환자를 수술하는 내성적인 외과의사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굳이 휴젤을 창업해 투자하고 수많은 개인보증을 서가면서 결실을 맺기 위해 노력한 것은 모두 어린 시절에 본 외국인 선교사들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 선친 덕에 가까이에서 본 수많은 외국인 신부와 선교사들은 너무도 헌신적이었다. 머나먼 고향을 떠나 선교라는 신념 하나로 임명지에서 평생 헌신하는 삶을 본 필자는 그 모습을 잊을 수가 없었다.

그들의 노력과 희생을 보면서 무언가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마음먹은 바를 소명으로 생각하면서 묵묵히 견디고 이겨내야한다는 가치관을 자연스럽게 갖게 됐다. 중국에서 서울리거병원을 통해 또 다른 도전을 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또 수많은 의료계 선후배들이 자신의 영예와 안락을 뒤로한 채 오지와 외국의 험지에서 의료봉사를 하는 모습도 늘 자극이었다.

특히 인제대 의대를 졸업하고 신부가 돼 아프리카 수단에서 의료봉사와 선교를 하다가 선종한 이태석 신부의 삶은 봉사와 도전, 그리고 나누는 삶에 대한 깊은 성찰의 계기가 됐다.

선친께서는 늘 필자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다. 위대한 작가, 화가, 음악가의 작품이 대중의 사랑을 받고 세상에 널리 알려진 다음부터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세상사람 모두의 행복이라고.

성공과 돈을 위해 일한다는 이미지를 가진 강남성형외과 원장으로 살면서도 ‘언젠가는 나도 자신보다는 우리나라 의료를 위해 이제껏 쌓아온 기술과 경험을 아낌없이 쏟아보리라’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다.

필자가 마음속에 오래도록 간직했던 소원은 우리 의료로 수많은 후배의사와 의료진이 세계방방곡곡에서 인정받는 것, 휴젤 같은 국내제약회사들이 성공해 대한민국이 세계의료 및 제약의 중심에 서는 것, 서울리거와 같은 병원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해 의료플랫폼 전진기지를 구축하고 국내의료진과 의약품이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꿈에 동참해준 선후배 의료진 및 직원들의 노고와 그에 대한 고마움이 매주 우리나라와 상해를 오가면서 병원진료와 병원경영, 회사업무를 챙기는 필자의 원동력이자 숨은 에너지다.

 

 

 

필자소개 : 홍성범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로 강남백병원 성형외과 과장,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홍 원장은 동양성형외과와 BK성형외과 대표원장을 거쳐 현재 중국 상해 소재 서울리거병원의 대표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보톡스생산에 성공한 휴젤의 창업주이기도 한 그는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인 로켓모바일을 인수, 서울리거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화장품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헬스경향 | 홍성범 서울리거상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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