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척추관협착증 vs 디스크…전혀 다른 질환
[특별기고] 척추관협착증 vs 디스크…전혀 다른 질환
  • 민형식 우신향병원 신경과 전문의(부원장)
  • 승인 2016.11.16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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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 대다수는 자신의 증상을 디스크로 진단하곤 하지만 실제로는 ‘척추협착증’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디스크에 비해 생소한 개념인 척추협착증은 생각보다 여러 가지 오해를 받고 있다.

디스크와 쉽게 혼동하는 것은 물론 방치할 경우 보행장애를 비롯해 심혈관질환, 근위축증 등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년의 행복은 건강에 의해 좌우되며 건강유지는 잘 걷는데서 비롯된다. 중장년층에 있어 삶의 질을 좌우하는 허리건강을 위해서는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민형식 우신향병원 신경과 전문의(부원장)

중장년층의 단골허리질환인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은 우선 개념부터 차이가 있다. 허리디스크는 젤리와 비슷한 디스크물질이 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기지만 협착증은 주로 뼈와 인대 등 매우 딱딱한 조직이 신경을 눌러 통증을 유발한다. 통증유발과 소실점이 다른 것이다.

디스크는 평소에도 아픔이 지속되다가 서있거나 걸으면 통증이 감소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협착증은 걷거나 서있을 때 통증이 악화되고 앉으면 통증이 없어진다. 즉 직립자세로 서 있거나 이동을 위해 걸을 때 허리가 아프고 앉으면 통증이 사라지는 것이다. 노인들이 조금만 걸어도 통증을 호소하며 앉아서 쉬다 걷다 하는 이유다.

디스크와 협착증은 모두 노화에 영향을 받지만 평균적으로 유독 협착증치료가 더디다. 이는 발병시기와 환자의 인식차이가 원인이다. 주로 40대에 생기는 디스크는 발병시기가 이르다보니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중년층의 경우 허리통증이 심하면 원만한 사회활동을 할 수 없어 기민하게 질병에 대처한다. 따라서 디스크는 약물치료 및 시술·수술에 거부감이 덜하다.

하지만 협착증은 다르다. 노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발생된다는 인식 때문에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즉 발병연령대가 주로 50대~60대이다 보니 은퇴시기와 맞물려 ‘쉬면 나아질 것’이라는 자가진단으로 인해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참고 견디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는 경우 이미 근 위축을 동반한 보행장애는 물론 심폐기능마저 약화된 경우도 빈번하다.

척추관협착증은 쉽게 말해 ‘마음껏 움직이지 못하는 질환’이다. 주로 척추인대가 두터워지고 관절이 커져 척주관이 좁아지며 걸을 때 신경을 자극해 허리통증을 유발, 직립보행에 영향을 끼쳐 일상의 행복감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조금만 걸어도 통증이 시작돼 중간 중간 자주 앉아서 쉬다 걷거나 통증감소를 위해 허리를 굽히고 걷는 것이 주요증상이다.

50대 이상 노년층에서 자주 나타나는 협착증의 주된 원인은 노화에 따른 퇴행성질환이다. 적극적인 치료의지를 갖고 대응해야하는 질환이지만 쉽게 병원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 병원에서 수술만 권할 것이라는 불신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물론 과잉진료에 대한 우려는 의사입장에서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아는 만큼 보인다. 특히 신체질환은 병명을 아는 것만으로도 치료가 시작된다. 질뱡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대응은 좋은 병원을 찾아 진단 받고 적극 대처하는 것이다.

협착증은 초기에 잘 치료하면 꼭 수술해야할 필요가 없다. 즉 빠른 진단과 꾸준한 치료만으로도 개선이 충분히 가능하다. 협착증환자들이 수술부터 권유받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 수술밖에 방법이 남지 않은 경우가 많아서다. 따라서 무조건 병원을 불신하기보다는 협착증 진단을 받으면 어떤 단계의 치료가 가능한지 묻는 것이 현명하다.

의사에게는 협착증의 핵심인 보행과 관련된 증상을 자세히 말하는 것이 좋다. 얼마나 멀리 걸을 수 있는지, 보행 시 통증빈도는 어떤지 자세히 말하는 것이 좋다. 이후 필요에 따라 방사선검사, 자기공명영상(MRI)검사 등을 실시한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각종 질환정보가 넘치는 세상이다. TV매체에 나오는 몇몇 전문가의 의견과 출처 모를 인터넷정보가 정신없이 혼합돼 있다. 전문가들은 대중매체에 나오는 의견은 전체의사의 의견이 아니며 환자와 대면진료한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참고사항으로만 이해해야한다고 경고한다.

노년에 여행하며 살고 싶다는 희망을 이루지 못하는 것은 자본이나 여건이 아니라 건강 때문인 경우가 많다. 미리미리 허리건강을 챙겨 마음껏 움직이면서 보다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준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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