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범 원장의 ‘중국의료 분투기’]⑥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구현하는 사람이 관건
[홍성범 원장의 ‘중국의료 분투기’]⑥ 아무리 좋은 시스템도 구현하는 사람이 관건
  • 최혜선 객원기자
  • 승인 2016.11.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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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醫術 보다 중한 건 人術

이 칼럼은 우리나라의 성형의료기술과 노하우를 중국에 수출하고자 노력하고 있는 홍성범 원장의 솔직한 고군분투기입니다. 실패를 거듭하는 중국의료시장에서 홍 원장은 국내 성형의료기술을 중국에 전파하고 수출하기 위해 한해의 절반이상을 상해에 거주하면서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모쪼록 이 글이 독자들에게는 중국시장에 대한 새로운 정보와 흥미를, 국내병원과 젊은 의료진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용기를 주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 마지않습니다. <편집자 주>

 

 



중국 고전 중용(中庸)에 이런 글귀가 있다. ‘문왕과 무왕의 훌륭한 정치는 목판이나 간책에 널브러지게 쓰여 있습니다. 그러한 가치를 구현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그 정치는 흥할 것이고 그러한 사람이 없으면 그 정치는 쇠락하고 말 것입니다’라는 내용이다.

이는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도 정작 중요한 것은 바로 이를 구현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필자가 중국에서 한국의료의 성공을 확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병원의 대형화, 막강한 자본력 등을 바탕으로 세계최대·최고수준의 기반과 시설이 중국에 구축되고는 있지만 의료수준이 최고가 되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기 때문이다.

시기의 문제일 뿐 아마도 언젠가는 중국의료수준이 우리나라를 추월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간이식분야 등은 중국이 세계최고수준으로 올라서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필자가 봉직하고 있는 성형분야에서만큼은 우리나라 의료진의 우수성이 아직도 세계최고수준일 뿐 아니라 경쟁력 또한 막강하다.

따라서 중국에서의 의료우위를 국내 의료계가 선점하고 있는 지금 이를 빨리 산업화해 중국 내에 우리나라 의료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헬스케어 생태계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이기도 하다.

필자는 중국과 한국의 교류에 애정을 갖고 지금까지 중국 내에서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내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이 우리나라 의료에 대한 신뢰와 신의를 바탕으로 국내의료진과 탄탄한 협업체계를 갖추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또 국내의약품, 국내의료기기회사들이 중국의 좋은 친구이자 파트너를 만나 중국시장에서 크게 활동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이기도 하다.

중국제자들에게 필자는 무섭고 엄하기로 소문났다. 우리나라에서도 수술실 안에서 필자의 교육은 혹독하리만큼 무섭기로 소문나있었지만 중국에 와서는 제자들을 더욱 엄하게 가르치고 있다. 이로 인해 처음에는 많은 중국친구들이 어려워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중국인이 흔히 이야기하는 진짜 친구인 ‘라오펑요(老朋友)’가 돼가는 것이다.

명의는 그냥 만들어지지 않는다.

혹독한 자기성찰과 연구, 환자에 대한 애정이 반드시 뒤따라야한다. 잘하려고 열심히 노력하다가 실수하는 것과 실수하지 않기 위해 도전조차하지 않는 것은 결과에 있어 엄청난 차이를 불러온다.

의료진은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한다. 수술 전 준비과정, 환자에 대한 분석, 최선을 위한 협진, 수술에서의 집중도, 수술 이후 환자케어를 통해 환자의 얼굴뿐 아니라 마음까지 아름답게 만들어준다는 절실한 사명감이 필요하다.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나라 의사들의 수준은 가히 세계최고라고 필자는 자부하고 있다. 또 중국 의료진 역시 바로 이러한 점을 배우기 국내 의료진과의 협업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이 국내의료가 중국에 진출할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

의료시장에 대해서만은 중국정부도 어느 정도 개방의 손길로 환영하고 있지만 이 또한 앞으로 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문이 닫힐 수도 있다는 우려의 마음도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한정된 시간 내에 어떤 식으로든 중국 내에 우리나라 의료가 확실히 뿌리내릴 수 있는 기반을 잡아야하는 것이다.

 

 

 

필자소개 : 홍성범 원장은 성형외과 전문의로 강남백병원 성형외과 과장,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를 역임했다. 홍 원장은 동양성형외과와 BK성형외과 대표원장을 거쳐 현재 중국 상해 소재 서울리거병원의 대표원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세계에서 6번째로 보톡스생산에 성공한 휴젤의 창업주이기도 한 그는 최근 코스닥 상장기업인 로켓모바일을 인수, 서울리거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화장품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헬스경향 최혜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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