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반려동물, 소변 자주 보면 신장질환 의심해야
고령반려동물, 소변 자주 보면 신장질환 의심해야
  • 헬스경향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최석진 내과원장
  • 승인 2016.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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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하다 보면 노령의 개·고양이가 갑자기 물을 너무 많이 먹으면서 소변이 잦다고 문의하는 경우가 많다. 자세히 증상을 들어보면 먹는 사료량이 점진적으로 줄면서 체중이 감소하고 구토나 설사횟수가 증가하는 경우도 있다.

물 섭취량을 증가시키는 질병은 당뇨병, 부신피질기능항진증, 만성신부전 등 다양하지만 이번 칼럼에서는 노령의 개·고양이에서 잦은 ‘만성신부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다.

최석진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개·고양이의 신장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체내의 불필요한 노폐물과 대사산물을 소변으로 배출하고 체내수분을 일정하게 유지하며 혈압조절, 빈혈교정, 칼슘 및 인 대사에 필요한 여러 가지 호르몬을 생산하는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중요한 신장기능이 75% 이상 상실된 경우를 ‘신부전’이라고 한다. 사구체신염, 신우신염, 중독, 감염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반려동물에서 만성신부전은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신장기능저하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대다수 반려동물은 점진적으로 식욕과 체중이 감소하며 물을 먹는 양과 소변량이 증가한다.

이러한 증상을 정상적인 노화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또 증상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수개월 이상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경우도 많다.

신장은 예비능력이 높아 신장기능의 75% 이상 손상되지 않는 한 눈에 띄는 증상도 잘 나타나지 않으며 혈액검사 등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만성신부전은 진행성 질병이며 한 번 손상된 신장기능은 회복되지 않아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진단은 병력과 신체검사, 혈액검사, 소변검사, 초음파, 방사선 등 영상검사결과를 조합해 진단한다. 요비중저하나 요단백검사는 혈액검사보다 빨리 신장이상을 검출할 수도 있다.

국제수의신장학회(IRIS)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농도와 혈압, 단백뇨를 기초로 개와 고양이의 만성신부전을 1~4단계로 나눠 치료와 관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분류는 개와 고양이의 만성신부전을 보다 잘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만성신부전의 치료목적은 남아 있는 정상적인 신장조직이 더이상 손상되지 않도록 원인질환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 것이다. 또 만성신부전의 공통악화인자인 탈수, 단백뇨, 고혈압, 과인혈증(혈액 내의 인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 등의 소견을 검사하고 치료한다.

만성신부전인 경우 사료에 단백질, 인, 염분 등 신장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성분을 제한하며 적절한 필수지방산, 비타민, 미네랄 등을 첨가할 필요가 있다.

만성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반려동물을 적절한 처방식으로 조절한다면 요독증(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노폐물(요독)이 배설되지 못하고 체내에 축적돼 발생하는 다양한 증상) 발생시기를 지연시킬 수 있고 생존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만성신부전에 걸린 반려동물은 쉽게 탈수상태에 빠지며 이로 인해 신장기능이 더욱 악화될 수 있어 항상 충분한 수분공급이 필요하다.

만성신부전의 진행속도는 경우에 따라 다양하며 수개월에서 수년 정도 살 수 있다. 하지만 이미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치료가 힘들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신장질환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노령반려동물은 연 1~2회 정도 검진하는 것이 좋고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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