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의사] 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의사는 모든 환자 고통에 화답해야”
[좋은 의사] 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의사는 모든 환자 고통에 화답해야”
  •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 승인 2016.12.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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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시시콜콜 속사정도 깊은 공감 북한주민 고통도 보듬어야죠”

“환자에게 ‘건강을 향한 여정의 동반자’가 되고 싶습니다. 평생 인연을 맺으면서 든든한 건강길잡이가 돼주는 것, 그것이 제 역할이죠.”

 

 

김신곤 교수는 “의사란 모든 환자의 고통에 화답해야한다고 생각한다”며 “북한주민의 고통 역시 함께 끌어안을 수 있어야한다”고 말했다.



건강, 여정, 동반자. 모두 ‘영원히 지속됐으면’ 하는 것들이다. 김신곤 고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의 마음이 딱 그렇다. 환자 한 명 한 명과의 인연을 소중히 생각해 끝까지 함께 가고자 하는 것, 그 진심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여정을 준비하는 환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힘이 된다.

김신곤 교수는 당뇨병처럼 호르몬이상으로 인한 질환을 주로 다룬다.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매순간 마음을 다잡는다고.

특히 내분비내과에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이자 그가 진료 전 반드시 하는 일은 환자의 차트를 미리 파악하는 것이다. 단순 히스토리(병력)가 아닌 환자의 진짜 ‘스토리’를 잡아내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렇게 묻는다. “그간 관리를 못한 이유가 있는지요?”

시시콜콜한 속사정일지라도 깊은 공감을 표하며 환자의 마음을 다독인다는 김 교수. “이러한 과정이 선행돼야만 환자 스스로도 실천의지를 다질 수 있다”며 “진료실은 환자와 의사의 진짜 얘기가 오가는 인생의 도량(道場)”이라고 했다.

그의 사명감은 눈앞의 환자를 넘어 의료환경이 열악한 북한주민에게 향한다. 그는 현재 통일보건의료학회 학술이사와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총무를 맡고 있다. ‘의사는 환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화답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그에게 북한의료지원은 의당 해야 할 일이었다.

“먼 나라에도 의료지원을 가는데 가까운 이웃나라, 심지어 같은 민족인 북한주민의 고통에 무감(無感)하다면 의사로서 부끄러운 일이 아닐까요.”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북한의료지원의 방향은 단순 퍼주기 식이 아니다. 고기를 주기보다는 고기를 잡는 법을 알려줘야 효과가 오래 가는 법. 답은 ‘교육’이다. 김 교수는 “앞으로는 교류·협력과정에서 우리의 보건의료기술을 교육함으로써 북한의료인들이 주민건강을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최근 고대 일반대학원에 개설된 통일보건의학협동과정(학위과정으로는 국내 최초)은 그의 바람을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다.

김 교수는 대중의 인식개선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20%가 돌아가고 싶다고 답했어요. 우리의 차별이 심각함을 알 수 있는 결과죠. 나라를 이루는 것은 국민 개개인입니다. 서로 ‘다르다’는 인식을 버리고 그들이 한국사회에 건강하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주세요.”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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