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대 중반의 직장인 최 모 씨. 하지만 올해는 연말모임을 알리는 메시지들이 반갑지 않다. 모임 후 어김없이 찾아오는 피로감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심해졌기 때문. 최 모 씨는 결국 건강검진을 받았고 갱년기증상이 온 것 같다는 의외의 진단을 받고선 정신이 멍했다.
소위 곰 한 마리를 등에 인 것처럼 몸이 무겁고 피로하다는 중년 남성들. 단순 나이 탓이 아닌 그 나이 때 불현듯 찾아오는 ‘갱년기’ 신호일 수 있다.
여성처럼 폐경이라는 급격한 변화의 시기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남성은 갱년기증상을 자각하기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남성에게도 엄연한 갱년기가 존재한다. 갱년기 진단은 남성호르몬 검사를 통해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박재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갱년기항노화클리닉(한방내과) 교수는 “남성의 경우 30~40대가 되면 남성호르몬이 서서히 감소되면서 피로, 성욕저하, 감정변화, 근력저하 등의 증상과 함께 남성 갱년기가 찾아온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방에서는 스트레스와 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 술, 담배 등이 선천의 정기(부모에게서 물려은 기)를 손상시키고 갱년기 피로를 더하는 위험요인으로 보고 이를 관리하는 데 주안점을 둔다.
박재우 교수는 “남성갱년기는 호소하는 증상과 체질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질 수 있지만 한의학에서는 선천의 정기가 신장에 간직돼 있다고 보기 때문에 신장의 기를 보충시키는 것이 핵심”이라며 “배부(등쪽)의 신수혈(腎兪穴)을 자극한다거나 신장(콩팥)의 기운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인 흑색곡물, 채소류의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방법을 써도 갱년기 피로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신장의 기를 보충하고 갱년기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한약제제의 복용을 병행하는 것도 권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