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이 치매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법
반려동물이 치매인지 아닌지 판별하는 법
  • 헬스경향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최석진 내과원장
  • 승인 2017.01.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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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도 나이 들면 사람처럼 치매(인지장애증후군)에 걸릴까?

정답부터 말하면 그렇다. 반려동물도 나이가 들면 신체와 장기뿐 아니라 뇌에도 노화가 진행되면서 기능이 저하되고 지각, 학습, 기억능력 등이 감소해 결국 사람의 치매와 유사한 인지기능장애가 나타난다.

최석진 센트럴동물메디컬센터 내과원장

180마리의 노령견을 대상으로 2001년에 시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11~12세 사이의 노령견중의 27.5%가 경도에서 중등도의 인지기능장애가 있었고 이 비율은 15~16세에는 67%까지 상승했다.

특히 노령의 고양이에서는 이런 증상이 더 모호해 보호자가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이상증상을 발견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10세 이상부터 많은 고양이가 인지장애증후군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며 15세 정도에는 50% 정도의 고양이가 인지기능장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지장애증후군이 있는 노령의 개와 고양이에서 사람의 알츠하이머(치매) 환자에서 보이는 뇌의 변화와 유사하게 대뇌피질과 해마에 베타 아밀로이드 축적, 뇌의 크기 감소, 뇌실 확장, 혈류량 감소 등의 변화가 나타났다.

그렇다면 노령의 개와 고양이에게 인지장애증후군이 발생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보통 다음의 5가지 주요 증상을 확인해 인지기능이 감소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첫째, 방향감각 상실(Disorientation)이다. 벽이나 밖을 멍하니 쳐다보고 문의 방향을 잘 찾지 못한다. 익숙한 장소, 사람 등을 잘 알아보지 못하거나 때로는 집안에서 길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둘째, 상호작용의 변화(Social Interaction Changes)다. 보호자가 집에 들어왔을 때 반기지 않고 쓰다듬어주는 행동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귀찮아하고 짜증이 늘며 공격성이 증가하거나 불안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셋째, 수면 주기 변화(Sleep-Wake Cycle Changes)다. 보통 총수면 시간이 증가하며 낮에 잠을 많이 자고 밤에는 잠을 자지 못하고 돌아다니거나 짖는 행동을 한다.

넷째, 배변 실수(Loss of Housetraining)다. 배변 실수가 증가하고 집 밖에서 배변했던 경험이 있다면 배변 전에는 밖에 나가려는 행동이 감소하고 때로는 밖에서 배변하지 않고 돌아와서 배변한다.

다섯째, 활동성의 변화(Activity Level Changes)다. 탐색하려는 경향이 줄고 친밀한 자극에 대한 반응이 감소하며 목적 없는 행동이 늘어난다.

초기에는 이런 증상이 모두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 이상소견이 먼저 나타나고 점차 인지장애증후군(치매)이 심해지면서 다양한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초기에는 정상적인 노화과정의 한 부분이라고 가볍게 넘기기 쉽고 증상 발현이 점진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해질 때까지 보호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인지장애증후군이 있는 개와 고양이도 치매가 있는 사람처럼 이미 증상이 심해지면 치료와 관리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인지장애증후군을 조기에 진단해 더 심해지지 않도록 미리 세심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반려동물이 이 경우에 해당한다면 인지기능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 반려동물의 나이가 7~8세 이상이고, 위에 언급한 증상 중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병원에서 인지기능 감소와 행동학적 이상에 대한 상담이 필요하며 기본적인 검사를 통해 다른 병적인 요소를 감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인지기능감소가 두개 내의 종양 같은 문제 때문에 발생했을 수 있고 신부전, 요로감염, 요로결석 등과 같은 문제 때문에 배변행동에 이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인지장애증후군은 행동학적 이상에 대한 평가와 기본적인 검사를 종합해 진단이 가능하다.

끝으로 인지기능장애증후군의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기본검사를 통해 기저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해야 한다.

둘째, 다양한 행동학적인 자극을 줘 뇌와 신체를 사용하게 해야한다.  꾸준한 산책도 좋고 맛있는 간식을 숨겨 놓고 반려동물들이 스스로 찾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놀이도 좋다.

셋째, 영양적인 관리이다. 다양한 연구에 따르면 노령동물에서 항산화제가 풍부하게 포함된 노령견 사료나 영양제를 투여한 후 인지기능 개선을 보였다.

넷째, 약물을 투여해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반려동물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

인지장애증후군 진단을 받으면 한 가지 방법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동시에 사용해야 효과가 좋다. 이미 말기에 이르면 치료 및 관리가 힘들다는 점을 명심하고 의심증상을 사전에 숙지해 초기부터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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